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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산행 도전기

by 데일리아트
참고 버티니 상상을 초월한 기쁨이 찾아온다는 것을 경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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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입을 모아 말하는데 정작 청년들은 미래에 관심이 없다. 결혼도 보이콧, 직장 생활, 사회 생활도 하기 싫어하는 청년들이 늘어간다. 사회를 감내하기가 너무 버겁기 때문이다. 힘든 경쟁 구도 속에서 학교 생활과 입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했고 사회에 나왔지만 이들을 맞아줄 곳이 없다.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대학 4년, 총 16년을 학교에 머물렀다. 아니 초등학교 입학 전 유치원, 유아 교육, 그리고 대학 졸업 후 대학원까지 합하면 족히 20년은 되는 시간이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부모의 손에 이끌려 학원 뺑뺑이, 중등교육 과정에는 입시 학원, 대학시절에는 취직을 위해 전문 학원을 전전했다.

그러나 이들이 갈 곳이 없다. 사회가 다변화되어 자신의 꿈을 펼칠 곳이 무궁무진할 것 같지만 정작 생활인의 눈높이에 맞는 직장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이다. 직장에 들어간들 월급 모아 집을 사기는 언감생심 불가능하다. 결혼해 아이를 두고 가정생활 할 자신이 없다. 미래를 위해 투자하기에는 너무 현실의 벽이 두껍다. 그래서 구직 포기, 결혼 포기, 인구 절벽 시대라 한다. 젊은이들은 집 밖에서의 도전을 포기하고 집안으로 숨어들어 간다.

통계에 의하면 은둔형 청년들이 40~50만을 넘는다고 한다. 우리 시대의 꿈인 청년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는 없을까? 한국소비자포럼과 브랜드소사이어티가 대한민국 청년들을 모아 산행에 나섰다. '더피크챌린지'이다. 말 그대로 정상에 도전하는 행사다. 이 행사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도전과 한계를 극복하는 프로젝트 '2024 지금, 한 걸음 더' 캠페인의 3대 행사 중 하나다. 청년들에게 도전 의식을 심어주기 위하여, 지금 힘들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어 함께 정상에 도전하자는 의미의 행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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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에게 도전의식을 심어주는 이 행사는 작년부터 시작했다. 2023년에는 남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높이에 도전하는 행사를 했고 올해는 알프스의 몽블랑 높이(4087m)에 도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5개의 산을 합치면 몽블랑의 높이와 맞먹는다. 몽블랑에 도전하는 마음가짐으로 5개의 산을 하나씩 오르며 정상을 도전한다.

10월 5일 4대의 버스에 분승한 120명의 젊은이들이 설악산 소공원에 모였다.이들은 15개 조로 나뉘어 산행을 시작했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 속에 젊은이들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완만한 경사를 따라 목표를 향했다. 멀리 햇빛을 받은 울산바위가 희고 선명하게 기묘한 자태를 드러냈다. 한 시간이 조금 지났을까. 설악산의 명물 가운데 하나인 흔들바위가 나타났다. 청년들은 조별로 기념사진을 찍고 구호를 다시 외치며 팀워크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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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바위를 지나자, 챌린저들의 호흡이 가빠졌다. 본격적으로 가파른 코스가 시작된 것이다. 등산 경험이 거의 없는 상당수 참가자들은 몇 걸음 옮기지 못하고 멈추길 반복했다. 일부 청년들은 “더 이상은 못 갈 것 같다”며 제자리에 주저앉기도 했다. 아직 기운이 넘치는 일부 청년들은 앞 팀원들의 배낭을 대신 들고 산행을 이어갔다. "저기 보세요! 단풍이에요!" 청년들은 기암괴석 사이사이로 이제 막 붉은 빛을 띠기 시작한 단풍을 바라보며 거친 호흡을 가다듬었다.

급경사에서 마지막 전진을 계속한 참가자들은 드디어 병풍처럼 펼쳐진 울산바위에 올랐다. 청년들의 눈 앞으로 설악산의 최고봉 대청봉과 굽이치는 공룡능선이 펼쳐졌다. 그 너머로 동해의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젊은이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잠시 말을 잊은 채 이 광경을 바라봤다. 이지연 씨(21)는 이번 산행이 "지금껏 쌓인 마음 속 그림자가 모두 사라지는 경험"이었다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여러 번 있었지만, 정상에 오르니 뭐든다 해 낼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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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원 씨(21)는 " 정상에 오르니, 힘들었던 순간은 바람처럼 날아가 버렸다"며 "참고 버티니 상상을 초월한 기쁨이 찾아온다는 것을 경험하게 됐다"고 말했다. 상상을 초월한 기쁨이 이들의 인생에도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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