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5,000원, 청소년 및 아동 3,000원으로 저렴하게 책정
미술관 운영 최소 비용 마련 위해
간송미술관이 무료 관람에서 유료 관람으로 바뀐다. 1971년 《겸재전》을 열면서부터 53년간 유지했던 무료 관람 정책을 접은 것이다. 간송미술관을 3대째 이어오고 있는 전형필의 손자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은 “미술관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전시 유료화를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관람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 및 아동 3,000원 등 저렴한 수준으로 책정됐다고 밝혔다.
간송미술관은 우리나라 문화재 수집가인 간송 전형필(1906~1962)이 세운 미술관이다. 우리의 문화재를 한 사람에게라도 더 보게 하기 위해 그간 무료 관람 정책을 고수했으나 최근에 재정적 어려움과 미술관 운영 지속을 위해 내린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위창 오세창과 간송 전형필. 간송미술관 제공
유료화는 오는 16일 개막하는 《위창 오세창: 간송컬렉션의 감식과 근역화휘》 전시부터 적용된다. 『근역화휘』는 오세창이 우리나라 미술의 계보를 최초로 정리한 서화집이다. 오세창(1864~1953) 선생의 탄생 160주년을 맞아 전시하여 미술사적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오세창은 간송에게 일본으로 반출되는 문화재를 지키도록 권유하고 문화재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을 가르친 간송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다. 3·1만세 운동때 민족지도자 33인 중에 포함된 오세창은 우리 민족의 문화를 지키는 것이 독립운동이라고 문화보국 정신을 고수한 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감식을 거친 문화재 총 108점과 함께 유물의 입수 경위, 수장 내력 등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에는 혜원 신윤복의 『혜원전신첩』도 감상할 수 있다.
『혜원전신첩』발문
오세창은 이 화첩의 발문에 “세상 사람들은 혜원의 그림을 소중히 여기는데, 풍속을 그린 그림을 더 소중히 여긴다. 그런데 이 화첩에는 30개나 되는 많은 풍속화가 있다. 일반 생활의 하나하나 모습이 종이 위에서 약동하니 눈부시게 큰 구경거리다”라고 기록했다. 소중한 우리 문화를 지킨 분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간송미술관이 문화지킴이를 넘어 우리 문화를 세계 속에 널리 알리기를 기대한다. 전시는 인터넷 예매 후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12월 1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