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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아트 Dec 04. 2024

[작가의 아뜰리에 ⑧] 예술로 걸어온 85년-강위덕

강위덕의 예술혼은 지칠 줄 모른다. 작가의 아뜰리에에서 작품의 마지막 손을 보고 있다.

1939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해외에서, 국내에서 에술인으로 살아온 강위덕. 그의 삶을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그는 화가이며 음악가이고, 또한 시인이기 때문이다. 40살에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미술뿐만 아니라 음악의 세계에도 푹 빠졌다. 아무에게나 열어주지 않는 미국의 카네기 홀에서 작품 발표회를 개최하고, 2019년에는 에술의 전당 콘서트 홀에서 작곡 발표회를 했다. 그리고 세 권의 개인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하다.  홀로 예술이라는 명제에 꽂혀 한 평생 몸을 불사르며 혼신의 힘으로 살아온 사람. 85년 그의 작품세계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실려 있을까? 11월 21일 경기도 입장에 있는 그의 아뜰리에를 찾았다. 사실 아뜰리에라 하기에 노 예술가의 거처와 화실은 초라했다. 한평생 그림과 작곡, 시작에 몰두했기에 요령도 모르고 살았다. 거처하는 집도 나라에서 보조해준 돈으로 마련한 전세집이었다. 그러나 아흔을 바라보고 있는 강위덕 화가는 아직도 굽힐 줄 모르는 예술혼으로 활활 불타 오르고 있었다.


화가가 된 계기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버지가 16세에 결혼하시고 어머니가 애를 낳다 돌아가셨어요. 인생의 쓴 맛을 본 아버지가 일본 동경으로 무작정 떠나서 나를 낳았습니다. 해방되어서 경기도 안성으로 돌아왔습니다. 곧이어 터진 전쟁으로 대구에서 줄곧 살았습니다. 국민학교 다닐 때 학교운동장에서 돌멩이로 그림을 그리고 놀았어요. 그런데 제일 표현이 안되는 것이 사람의 머리였어요. 그림을 그리면 머리가 밤송이처럼 되는데 작대기로 머리카락을 그려 사람의 이미지를 완성하니 너무 좋더군요. 친구들에게 자랑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것이 제 미술의 첫 발전사입니다. 국민학교 미술반에서 그림을 시작했습니다. 내 그림이 항상 게시판에 실렸죠. 중학교 졸업 후, 대구에 있는 송광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미술반 에서 그룹 활동을 했습니다. 

학창시절의 강위덕

그림은 내가 제일 잘 그렸어요. 인근 대구여자고등학교에 김용진이라는 미술선생으로부터 본격적으로 그림 지도를 받았습니다. 저는 데상을 굉장히 잘 했어요. 형수를 그려 김용진 선생에게 찾아갔는데 제 데상을 보고 내일부터 매일 나오라고 해서, 낮에는 대구여자고등학교 미술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밤에는 학교 성광고를 야간으로  다니면서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은 그림 말고도 다른 분야의 예술 활동도 많이 하시는데, 선생님은 한마디로 정의할 때, 화가인가요? 시인인가요? 음악가인가요?

남북통일 교향곡 4악장 친필 악보

학교 졸업 후 혼자 그림을 그리다가, 수도여자사범대 신수진교수님의 전시회를 보고 반해서 그 분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그림을 지도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 분이 미술을 하려면 음악감상을 하라 하더군요. 마음에 예술적인 정서를 많이 쌓으라는 의미로 이해가 됩니다. 상당히 특이하죠? 그래서 백조의 호수, 차이코프스키 등의 음악을 혼자서 열심히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음악을 하다보니 음악에 미치게 되었어요. 당시에 '한국전통예술제에'서 공모전이 있었는데 제가 그림을 출품하니 대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보고 미국 뉴욕주립대(올바니 소재)에서 초대를 했습니다.  초대를 받아서 미국에서 전시를 했어요. 그러면서 미국에서 불법체류를 하면서 그림도 그리고 음악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41년 전인 1983년 맨해튼의 어느 거리를 운전하고 있을 때였어요. 신호등에 차를 새우는데  갑자기 움악에 대한 영감이 떠오르더군요.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흐르더군요. 눈물이 가려 운전할 수가 없었어요. 이것이 제 음악 인생의 출발입니다. 그 후로 많은 작곡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어떤 장르는 의미가 없습니다. 미술도 음악도 문학도 저의 마음 속 예술세계를 나타내는 수단입니다. 그렇지만 저의 정체성을 구분하라고 한다면 저는 미술을 택하지요. 작곡가보다는 화가로 알려지기를 원합니다.


선생님이 미술을 통해 구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언제나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남이 하지 않는 작업을 해 보고 싶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어요. 그림도 많이 판매되고, 미술계의 중진들이 다녀갔습니다. 신선하다는 것, 새로운 것이라는 평하더군요. 어느 누구도 선을 보이지 않은 스타일이라고 했습니다. 오브제라도 극성맞은 오브제, 다른 사람은 평면에 화선지나 붙이는데 나의 작품은 20센치 되는 물성이 있는 자연물을 직접 붙입니다.


그림 위에 조형물을 붙이는 것은 제가 조형미술도 조금은 알기 때문입니다. 평면에 돌기 되게해서 분재를 올려 놓기도 하는 것이 제 작품입니다. 오브제를 쓰는 사람은 회화와 조화를 못 이룹니다. 어색한 게 많은데 어떤 미술평론가는 제 작품을 보고 '분재를 붙였는데도 작품에 어색함이 없고 조화가 된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평가 하더군요. 그것이 이번 전시에서 반향을 일으킨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미술은 늘 실험미술입니다.  사실 미국에서는 순수미술만 했어요. 미국에서 전시회를 스믈다섯번이나 했죠.

강위덕 화가의 아뜰리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 씀 부탁드립니다.


카타르전시가 계획되어 있습니다. 내년이면 카타르 수교 50주년을 맞는데 양국에서 기념전시회가 열립니다. 카타르에서 5명의 작가, 우리나라 5명의 작가가 확정되어서 전시회가 열리는데 제가 그 중 한명으로 참여합니다. 3월에는 양양에서 대한민국 구상화가 그룹 회원전을 하고, 1년후는 한가람 화랑에서 3인전을 합니다.


저는 계속 실험예술을 통해서 새로운 시도를 할 생각입니다. 앞으로는 대각선 박스를 이용해서 입체적인 작품을 하고 싶습니다. 풍경화를 그리는 회화이지만 평면이 아닌 입체를 지향하는 예술을 그리고 싶습니다. 그것은 내 연구의 결과입니다. 오브제를 통해서 힌트를 얻은 것이지만 과장, 확대, 축소의 개념을 작품속에 계속 덧입혀 완성하는 미술을 하려고 합니다.


지난 전시회가 매우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전시회에 대한 평가를 부탁합니다.

전시 전경

10월16일부터 10월 29일까지 인사동의 인사아트프라자에서 《풍경이 있는 랩소디》 개인전을 했습니다. 주로 100호 이상의 대작 54점을 전시했습니다. 몇 작품을 소개합니다.

애리조나의 노숙자, 캔버스에 유화, 1.01*1.01 m

애리조나 길 모퉁이에 서있는 노숙자, 주인을 잃은 개와 노숙자는 같은 처지이다. 비는 내리고 도로에 차들은 달리는데 갈 곳이 없다.

허물다의 미학,캔버스에 유화, 155*155cm

파괴된 벽체에 소녀가 서 있다. 소녀와 벽체는 서로 다른 이미지이다. 그러나 파괴는 창조의 어머니이다. 

작가는 물성을 그대로 작품에 이용한다. 오브제를 살려 그대로 작품에 활용했다.

저 끝도 없는 꿈,캔버스 위에 유화(oil painting on canvas), 296 x 140 cm

 곧은 절벽처럼 깤아내는 말발굽 소리가 꽃잎을 흔든다. 덩달아 흔들린 꽃잎은 마구잡이로 마음을 흔든다. 말발꿉에 꼬인 땅 의 살갗이 번득번득, 색조를 창출하듯 흙냄새 피우며 튀어오르는 먼지의 섬광이 들풀의 흰뿌리와 함께 곡예를 한다. 밤이 맞도록 소낙비가 포연되고 있을때, 바람을 감은 미래의 꿈이 소낙비에 꼬인다. 배냇짓하는 저 끝도없는 꿈, 그리 좋은것도 아니면서 슬프도록, 그리말고는 달리 어쩔수 없었던 꿈이 아직도 여기서 아프다.

미로, 캔버스위에 유화(oil painting on canvas), 210 x120 cm

미로, 재귀 미로, 이 미로의 탈출 조건이 되는 것은 내가 해야 할 나의 불가능의 가능성이다. 자신이 속해 있는 거대한 영역을 탐색하는 행위이다. 는 마음을 담는 올록볼록하고 알록달록한 메타버스의 한계점, 여기에 알고리즘이 끼어든다.


지구 위에 또 다른 지구가 있다. 메타버스의 세계다. 보이지는 않으나 여기에서 인류는 숨 쉬고 느끼고 전하고 소통하며 살아간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문명 된 인류는 이것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사이버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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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데일리아트 Daily Art(https://www.d-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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