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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가, 식물인가? 압도적 영상미로 만나는 초현실

by 데일리아트

기후 위기와 생명의 연결, 영상과 입체 음향으로 경험하는 몰입형 전시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서부터가 환상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자연은 한없이 미시적이거나,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우주일 수도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흐름 속에서 생명은 연결되고, 시간은 겹겹이 쌓여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낸다. 마치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변화하는 공간 속에서, 우리는 무심코 지나쳤던 자연의 섬세한 결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묻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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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원&전준호, 팬텀 가든, 2024, 실감 비디오, 12min 22sec


울산시립미술관은 오는 3월 23일까지 매체 예술 전용관에서 문경원 & 전준호의 《팬텀 가든(Phantom Garden)》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을 둘러싼 거대한 화면과 입체 음향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자연과 생명, 그리고 지구 환경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한다.


문경원과 전준호는 2009년부터 공동 작업을 이어오며 ‘예술의 사회적 기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탐구해 왔다. 두 작가는 현대사회의 복잡한 문제들을 다루면서도 독창적인 미학적 접근 방식을 통해 카셀 도큐멘타(2012), 베니스 비엔날레(2015), 스위스 미그로스현대미술관(2015), 영국 테이트리버풀(2018-2019), 국립현대미술관(2022) 등 세계적인 무대에서 주목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후 위기와 자연의 변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며, 관람객에게 기존의 사고방식을 넘어선 또 다른 접근법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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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원&전준호, 팬텀 가든, 2024, 실감 비디오, 12min 22sec


《팬텀 가든》은 마치 고배율로 확대된 식물의 잎맥을 보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우주를 떠다니는 성단(星團, star cluster)을 연상시키는 영상으로 구성된다. 작품 속 이미지는 분절되고 파편화되었지만, 미시 세계와 거시 세계를 하나로 통합하며 자연과 생명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한다.


두 작가는 기존의 영화적 문법을 넘어서, 울산시립미술관 매체 예술 전용관의 특성을 활용해 공간 전체를 정교하게 연출했다. 관람객들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듯한 몰입감을 경험하며, 기후 위기와 인간의 역사가 얽힌 복잡한 서사를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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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원&전준호, 팬텀 가든, 2024, 실감 비디오, 12min 22sec


울산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모순과 망각으로 점철된 인간의 역사를 마주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팬텀 가든》은 우리가 바라보는 세계를 새롭게 구성하는 예술의 힘을 보여주며, 관람객들에게 강렬한 시각적, 청각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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