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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김병기의 예술과 상파울루 비엔날레를 조망하는 전시

by 데일리아트 Mar 14. 2025

《김병기와 상파울루 비엔날레》전, 가나아트센터 4월20일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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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기, Metaphor, 2018, 캔버스에 유채, 162.2x130.3cm   


나는 추상을 통과하고, 오브제를 통과하고, 다시 수공업적이고 원초적인 선으로 돌아왔다. 다 통과한 뒤의 종합적인 단계가 지금의 내 세계다. 추상화가처럼 작품 활동을 했지만 사실 나는 체질적으로 형상성을 떠날 수 없었다. 형상과 비형상은 동전의 앞·뒷면에 불과했다.-김병기


가나아트와 가나문화재단은 《김병기와 상파울루 비엔날레》를 2025년 3월 5일부터 2025년 4월 20일까지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2년 3월 1일 작고한 태경 김병기(台徑 金秉騏, Kim Byungki, 1916-2022)의 3주기를 기념하는 동시에, 그가 커미셔너이자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던 1965년 제8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의 60주년을 맞아 한국 현대미술이 국제 무대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던 역사적 순간을 조명하는 뜻깊은 자리다. 김병기의 일대기와 작품, 그리고 1965년 제8회 상파울루 비엔날레라는 사건을 통해 김병기의 위상에 대해 재고하고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분산된 사실들을 연결하는 계기로 삼고자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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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하고 있는 김병기 화백


이번 전시는 두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첫 번째 주제는 ‘김병기의 예술 세계’로, 1전시장은 김병기의 사라토가 시절부터 말년에 이르는 주요작품 10여점을 선보인다


 두 번째 주제는 ‘상파울루 비엔날레’이다. 김병기가 커미셔너이자 한국인 최초로 국제 미술전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던 1965년 제8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초점을 맞춘다. 


첫 번째 주제 '김병기의 예술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934년 일본 아방가르드양화연구소(アバンギャルド 洋畵硏究所)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 그는 이곳에서 추상미술과 초현실주의 미술을 접한 후 추상성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변화를 경험하면서 자신의 예술세계를 확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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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기, 토기가 있는 정물, 1998, 캔버스에 유채, 132.5x198cm


전시장에 들어섰을 때 정면에서 가장 처음 관람객을 맞이하는 〈토기가 있는 정물〉(1998)은 사각형, 선이 화면을 분할하고 신라토기 등의 요소를 이질적으로 조합한 실험성이 돋보인다. 또한 말년기의 〈메타포〉(2018)는 김병기를 대표하는 선의 표현이 한층 더 강조된 작품이다. 선을 더 두껍게 하고, 흰색으로 칠하여 배경의 다채로운 색감과 의도적으로 강렬한 대비를 이루었다. 더불어 1970년대 미국 사라토가 시절의 풍경을 그린 드로잉도 살펴볼 수 있는데, 이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10여점의 작품 외에 전시되는 다양한 자료들도 주목된다. 「화성 피카소의 생애와 사상」이 실린 『문학예술』 창간호(1954)를 비롯하여 『신태양』, 『사상계』, 『새벽』 등 세계미술사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분석이 돋보였던 미술평론가 김병기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1950-60년대의 잡지들이 전시된다. 또한 1986년 가나화랑에서 열렸던 최초의 귀국전 《김병기 작품전》 도록도 공개된다. 이 밖에도 전시장에는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얽힌 이야기와 말년까지의 인생 회고가 담긴 김병기의 영상자료가 상영되고, 1916년 출생부터 106세에 걸친 작가의 연보가 정리되어 있어 그의 생애를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어서 두 번째 주제는 ‘상파울루 비엔날레’이다. 이번 전시는 김병기가 커미셔너이자 한국인 최초로 국제 미술전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던 1965년 제8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초점을 맞춘다. 한국이 1963년부터 참여한 상파울루 비엔날레는 한국 현대미술이 국제 무대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전환점이 된 중요한 행사였다. 당시 한국은 근대화와 경제 성장의 흐름 속에서 미술계 또한 세계적 담론과의 접점을 모색하며 국제적 위상을 정립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김병기가 커미셔너로 참여한 1965년 제8회 상파울루 비엔날레는 한국 미술계에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김병기의 심사위원 선임, 김환기의 특별실 전시 개최, 그리고 전통 회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응노의 명예상 수상은 한국 미술의 독창성과 예술적 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1965년 제8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김환기 그리고 이응노 김종영 이세득 권옥연 정창섭 김창열 박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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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환기, Echo-1, 1965, 캔버스에 유채, 169.5x100.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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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환기, Echo-3, 1965, 캔버스에 유채, 210x160cm 


2전시장과 3전시장에서는 1965년 제8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참여했던 김환기(특별실, Sala Especial), 이응노(명예상), 김종영, 이세득, 권옥연, 정창섭, 김창열, 박서보 총 8인의 작품을 통해 그 역사적 순간을 재현한다. 제8회 상파울루 비엔날레가 개최된 1965년을 기준으로 당시 출품작을 포함, 작가마다 1960년대 초·중반 시기의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당시 작가들의 연령이 30대에서 50대의 ‘청년’ 시절이므로, 후반기 작품들도 함께 전시하여 청년기부터 완숙기까지 화풍과 주제가 변화하는 과정을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2전시장은 김환기와 이응노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김환기(Kim Whanki, 1913-1974)는 1963년 제7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명예상을 수상한 뒤 뉴욕에 정착하고, 다음 1965년 비엔날레에는 비경쟁 부문으로 참가, 특별실에서 〈Echo〉 연작 9점을 포함한 총 14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8회 비엔날레에 출품되었던 〈Echo〉 연작 중 〈Echo 1〉, 〈Echo 3〉, 〈Echo 9〉를 선보인다. 주목할 점은 작품 〈Echo 1〉의 뒷면에 비엔날레 출품 당시의 원본 택(tag)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Biennial of Sao Paulo’라는 문구와 함께 작가명, 작품 제목, 사이즈, 재료, 가격, 주소가 기록되어 있어 작품의 역사적 가치를 한층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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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응노, 구성 Composition,  1960, 캔버스에 종이 콜라주, 채색, 133x80cm


.또한1960-70년대 제작된 이응노(Lee Ungno, 1904-1989의 〈구성(Composition)〉 연작도 전시된다. 먼저 1960년작 〈Composition〉은 상파울루 비엔날레 한국관 브로셔에 수록된 작품으로, 1960년대 초 이응노의 조형 실험을 엿볼 수 있다. 함께 전시되는 1964년의 〈Composition〉은 제8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공식 도록에서 확인되는 출품 목록의 작품들과 제목, 연도, 크기(145x112cm)가 일치하여 같은 시리즈의 작품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응노는 제8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명예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그 때 수여된 메달은 현재 프랑스 파리의 유족이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으로 메달의 앞, 뒷면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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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옥연, Progress, 1962, 캔버스에 유채, 81x11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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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영, 작품 65-2, 1965, 나무, 43x22x60cm


3전시장에서는 권옥연의 작품부터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1962년작 〈Progress〉는 비엔날레 도록에 수록된 출품작과 화면 구성이 상당히 유사하다. 현재 당시 출품작들의 소재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이 작품으로 당시 작품들의 화풍과 색감을 짐작할 수 있다.


본 전시는 상파울루 비엔날레를 기점으로 한국 미술이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고유한 정체성을 구축하고 발전시켜 나간 과정을 보여준다. 박서보의 초기 순수 추상, 권옥연의 색채와 구도에 대한 탐구, 이세득의 절제된 형태와 색의 조화, 김창열의 조형적 실험, 정창섭의 비정형 추상 작업, 김종영의 현대적 조각 어법, 이응노의 문자 추상, 그리고 김환기가 순수 추상으로 진입하는 뉴욕 초기작품까지 작가 개인의 창작을 넘어 1960년대 한국 현대미술이 국제 미술의 흐름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고 변모해 나갔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적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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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득, 무제, 1964, 캔버스에 유채, 53x80.6cm 


1965년 상파울루 비엔날레는 한국 현대미술의 세계 진출에 있어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기록되며, 이번 전시는 그 의미 깊은 순간을 되새긴다. 가나아트와 가나문화재단은 이번 전시가 한국 현대미술이 국제 무대에서 자리 잡아 가는 과정을 되짚고, 당대 작가들이 펼쳐 보인 예술적 도전을 재조명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한편 가나아트와 가나문화재단은 이번 기획전 《김병기와 상파울루 비엔날레》와 연계하여 학술 세미나를 2025년 3월 22일 토요일 오후 2시, 가나아트센터 3층 아카데미홀에서 개최한다. 김영호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윤범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기혜경 홍익대학교 교수가 발표자로 나선다. 이번 학술 세미나는 사전 접수를 통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사전 접수는 가나아트센터 대표전화(02-720-1020) 또는 이메일(info@ganaart.com)로 받는다. 


《김병기와 상파울루 비엔날레》 연계 학술 세미나


일시: 2025 3월 22일 토요일 오후 2시


장소: 가나아트센터 3층 아카데미홀 |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28


문의: 02-720-1020 / info@ganaart.com


주제 및 발표자


1. 상파울로 비엔날레와 한국미술의 국제적 위상 - 김영호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2. 1965 상파울로 비엔날레와 김병기 - 윤범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3. 김병기 미술세계의 특징 - 기혜경 (홍익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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