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 있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미메시스 아티스트 프로젝트'의 아홉 번째 기획전《유포리아(Euphoria)》를 개최한다. 이 프로젝트는 35~45세 사이의 회화 작가들이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을 탐구하며 구축한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연속 프로젝트이다. 이번에는 공모를 통해 선정한 신준민, 이세준, 정유미의 회화적 실험을 조명한다.
전시 주제 《유포리아(Euphoria)》는 그리스어 어원의 영어이다. '강렬한 행복감과 지속적인 기쁨의 상태'를 의미한다. 강렬한 행복과 지속적인 기쁨이 존재할까? 현실에서는 불가능할지라도 예술에서는 가능하다는 것을 세 명의 작가는 각기 다른 형태의 작품으로 보여준다. 신준민은 빛의 강렬한 에너지를 통해서, 이세준은 일상에서 그릴 수 있는 모든 이미지를 통해서, 정유미는 물이나 바람 같은 자연의 거대한 유동적 흐름을 담아내는 작업을 통해서 궁극의 아름다움과 기쁨을 보여준다. 즉 예술을 통해서 유포리아의 희열을 마주하도록 하는 것이다.
유포리아를 창조하는 작가들은 마치 평행 우주의 두 세계를 동시에 살아가는 것처럼 현실과 캔버스 위를 넘나든다. 작가들의 삶의 경험에서 나오는 예술적 실험 결과가 전시라는 무대에 펼쳐진다.
전시전경
전시를 보는 관객은 미메시스 공간에 펼쳐지는 유포리아의 여정을 시작한다. 정유미의 미세하면서도 광활한 숨결 같은 붓질과 자연광이 곡면을 따라 흐르는 공간을 따라가다 보면, 이세준의 일상과 비일상, 중요하거나 의미 없는 이미지가 뒤섞인 캔버스의 퍼즐이 공간의 현실성을 지워 버리고, 이어서 신준민의 강렬한 빛과 어두움은 여과 없이 터져 나오는 환호성처럼 화면을 넘어 기하학적 공간 속에 울려 퍼지게 만드는 것이다.
"이상적 상태의 유포리아를 현실에서 형성하고 관객과 공유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유토피아적 경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라고 형다미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선임 큐레이터는 말했다.
작가소개
<신준민>
1985년생. 영남대학교 디자인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일반 대학원 회화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4년 봉산문화회관 「겨울잠」을 시작으로, 2021년 어울아트센터 「빛이 지나간 자리」, 2022년 아트스페이스 보 안 「New Light」, 2024년 파이프갤러리 「White Out」, 아트스페이스 펄 「White Shadow」 등의 개인전을 통해 자신의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신준민, 플러드 라이팅, 2024, 캔버스에 유채, 150 × 200 cm
그는 빛을 그린다. 그림 속에서 하얗게 타오르는 인공광원의 빛은 경기장의 뜨거운 열기와 하나로 뭉쳐 폭죽과도 같이 폭발한다. 추상적이고 표현적인 빛의 덩어리와 입자의 표현은 신준민이 그리며 터뜨리는 환희와 같은 감정과 동화되어 있다. 야구경기장을 그린 작품은 수많은 군중이 들어찬 열광적인 현장을 묵직한 색으로 거대한 화면에 가득 그려 내 화면에 담긴 에너지가 한결 더 농축된 인상을 준다.
<이세준>
1984년생.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회화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홍익대학교 일반 대학원 미술학과 회화 전공 박사 과정을 수료 중이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2012년 키미아트 갤러리 「지금, 이곳에서는 어떤 일들이」, 2020년 KSD 갤러리 「스페이스 오페라」, 2023년 공간 황금향 「메타픽션」,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마침내 너와 내가 만나면」, 2024년 고양시 예술창작공간 해움 「랍스터 편지」, 평택북부문예회관 「가능세계의 그림들」등을 개최했다.
이세준, 스페이스 아케이드, 2018-2023, 리넨과 캔버스에 아크릴, 유채, 형광 안료, 246.2 × 1821.1 cm, 13점
작가 이세준은 작품을 통해 '끝날 수 없는 예술'의 이야기를 계속 풀어낸다. 이 끝없는 끝말잇기 같은 그의 회화는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유희이자 세상 속에서 자신을 인식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에게 예술은 '네버엔딩 스토리'이다. 결론에 이르는 목적이 아니라 과정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열쇠이다. 작품「스페이스 아케이드」(2018-2023)는 13점의 개별 작품을 모은 또다른 작품이다. 작가는 6년간 그린 「유리공장」(2019), 「어항의 보글거림」(2020) 등을 계속 연결하여 하나의 작품을 구성한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보이고 생각 나는 이것저것 모두 다 그리는 방식을 취하여 작품을 형성해 간다. 그래서 그의 예술은 끝이 없다.
<정유미>
1982년.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미술학부 한국화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 한국화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영국 골드스미스에서 순수미술 전공 석사,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동양화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5 년 Chabah Yelmani Gallery 「Silent Memory」, 2018년 갤러리밈 「White Silence」, 아트비트 갤러리 「Whispering Mind」, 2021년 아트비트 갤러리 「Soft Whistle」, 2023년 금호미술관 「바람」, 2024년 아뜰리에 아키 「Whistle」 등의 국내외 개인전을 가졌다.
정유미, 물과 풀이 바람과 마주할 때, 2023, 캔버스에 아크릴, 145 × 400 cm
정유미의 그림 속 장소는 부드러운 털의 결이 만들어 내는 현실 감각에 기반한다. 이 세상이 아닌 것 같은 바람과 소리의 입자가 흐르는 가상의 섬과 들판, 그리고 바다를 표현한다. 이곳에서 작가는 자유의 유포리아를 누린다. 아이슬란드 레지던시 시기에는 주변환경을 본인이 인식하는 방식으로 연구하여 작품화하였다. 노르웨이에서의 작품 「하얀 휘파 람Ⅲ」(2019), 「하얀 메아리」(2019)는 깃털이나 구름 조각 같은 추상적 터치로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다. 「고요한 독백」(2020)을 그릴때는 점차 가늘고 섬세하고 부드러운 고운 털로 거대한 평원을 표현하고「물과 풀이 바람과 마주할 때」 (2023)는 땅을 떠나 공기와 같아지는 세상을 표현했다.
미메시스, 예술로 표현하는 '행복과 기쁨' - 신준민, 이세준, 정유미 3인전 < 미술 < 기사본문 - 데일리아트 Daily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