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열매뿐 아니라 멋들어진 수형까지 매력적인 나무
긴 겨울을 지나 보내고 나면, 가지의 연둣빛이 더욱 기대되는 나무- 블루베리다. 가을 겨울 동안 빨갛게 변한 가지에 꽃눈들이 조용히 달리고 봄을 맞을 준비를 마친다. 블루베리는 몇 가지 조건들만 잘 맞춰주면 잘 자라는 나무다.
블루베리는 겨울잠을 자야 한다.(휴면기)
블루베리 나무는 일정 시간 저온 시간을 충족시켜줘야 다음 해 건강한 꽃과 열매로 이어진다. 저온 요구시간이란 7.2도 이하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으로 적게는 품종별로 200시간에서 1200시간까지 보내야 한다고 알려져 있고, 혹시 충분히 겨울잠을 자지 못한 경우 꽃도 피고 열매를 맺을 수 있지만 불량률이 높아진다. 블루베리는 내한성이 영하 35도로 꽤 추운 날씨도 버티는 편이지만, 필자는 온실 안에서 한겨울 바람은 막아주며 겨울을 보내준다.
블루베리는 약산성 토양에서 자란다. (피트모스 토양)
피트모스 토양은 PH4.5-5.5의 산도의 토양으로 스펀지 같은 텍스쳐를 가졌다. 피트모스 토양이 아닐 경우, 나무가 잘 자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블루베리 나무는 이렇게 분홍빛이 살짝 감도는 흰 종모양의 꽃이 핀다. 가만히 살펴보면 블루베리 열매랑 닮았다. 블루베리꽃이 필 때면 테라스에 토실토실한 호박벌이 유난히 많아지는데, 호박벌이 특히 좋아하는 꽃이다.
기분 탓인지 벌이 지나간 꽃은 금방 지고 그 자리에 열매가 맺히는 것 같다. 꽃이 달렸을 때는 꽃이 달린대로, 익지 않은 연둣빛 열매가 달렸을 때는 그 싱그러운 대로 아름답다.
나뭇가지의 곡선들과 너무 노랗지도 진하지도 않은 알맞은 색깔의 녹색과, 그림 같은 나뭇잎은 블루베리가 익어가는 여름을 더욱 싱그럽게 한다. 열매가 막 달렸을 때는 마트에서 보는 블루베리보다 사이즈가 작아 보이지만, 익어가면서 사이즈가 어느 순간 확 커진다.
분홍빛으로 살짝 물드는가 싶더니, 누가 밤사이에 색칠이라도 한 듯 순식간에 블루베리 컬러로 물든다.
아이러니하게도, 블루베리 나무는 아름다운 수형과 열매를 위해 야외에서 키우는 게 여러모로 쉬운데, (벌들과, 햇볕 바람 등) 열매가 익고 나면, 새들이 기가 막히게 찾아와 다 뺏어먹는다. 블루베리를 키우는 여러 블로거들 사이에서 보면 블루베리가 익은 시점에 그물망들이 나무에 걸쳐져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열매가 익은 이 모습이 블루베리의 정점이라면 정점인데 안타까운 일이다. 여하튼 블루베리 수확철이 되면, 온실 안으로 다시 옮겨둔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블루베리는,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수퍼푸드이다. 블루베리 수확철이 되면 미국 각지에서는 블루베리에 관한 모든 것을 포함한 '블루베리 페스티벌'이 열리기도 하는데, 다양항 방법으로 블루베리를 활용하는 이야기들이 녹아 있어 한번쯤 들여다보면 재미있다.
아래 링크는 여러 블루베리 축제 중 미시간에서 8월마다 열리는 'National Blueberry Festival'.이다.
https://www.blueberryfestival.com/
열매가 다 떨어지고 가을이 되어 온도가 낮아지면, 블루베리는 단풍을 준비한다. 이렇게 가까이 단풍 과정을 들여다보다 보면 나무가 마치 병드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단풍이다.
맞는 흙에 심어주고, 겨울을 겨울답게 보낼 수 있도록 환경만 컨트롤해주면 아름답게도 자라는 좋아하는, 사계절이 아름다운 블루베리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