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창조의 빛과 그림자

인간이 만든 세계,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까

by 사색하는 덕주부

우리가 탐구해 나가는 모든 지식은 결국 인간 자신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프랑켄슈타인』에서 한 젊은 과학자는 그 거울 속에서 생명의 비밀을 엿보려 했습니다. 메리 셀리가 그려낸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단순한 괴물의 창조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지식의 빛이 얼마나 눈부신 동시에 위험한가를 증명한 인간이었습니다. 그의 실험은 신의 자리를 넘보려는 오만이라기보다, 새로운 세계를 만든 자가 감당해야 할 책임의 무게를 보여줍니다.


생명의 신비를 시험하려 했던 그가 결국 마주한 것은, 인간 내면의 어둠이었습니다.




괴물을 만든 인간 – 창조자의 책임


생명의 신비를 탐구하던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오랜 세월 광적인 연구 끝에 마침내 자신의 손으로 생명체를 창조해 냅니다. 그러나 자신이 만든 존재의 흉측함에 공포를 느낀 그는 연구실에서 도망칩니다. 다시 돌아왔을 때, 생명체는 이미 사라져 있었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고향에서 동생이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사람들은 하녀를 범인으로 지목했지만, 프랑켄슈타인은 본능적으로 그 생명체가 범인임을 알아차립니다.


창조의 그림자


그는 창조자였지만, 동시에 버린 자였습니다. 괴물은 태생이 아니라 외면의 산물입니다. 세상에 버려진 존재는 결국 세상 전체에 복수심을 품게 되었고, 그 분노는 창조주를 향해 되돌아왔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의 진짜 비극은 괴물이 아니라, 책임을 회피한 인간에게 있습니다.




오펜하이머와 열린 판도라의 상자


이 이야기의 경고는 허구 속에 머물지 않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은 오펜하이머의 주도로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세상에 ‘맨해튼 프로젝트’로 알려진 이 계획은 과학적 이론을 가장 빠른 속도로 현실화한 사례로 기록됩니다. 1945년 7월, 뉴멕시코 사막에서의 첫 핵실험 ‘트리니티’가 성공했고, 그 불빛은 곧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하늘을 붉게 물들였습니다.


불타는 하늘, 잿빛 도시


과학적으로는 ‘성공’이었지만, 인류의 윤리적 기준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실패였습니다. 오펜하이머는 이후 평생을 핵무기 확산 반대에 바쳤지만, 이미 열린 판도라의 상자는 전 세계를 영원한 경계의 시대로 몰아넣었습니다. 과학의 빛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는 믿음은, 동시에 가장 파괴적인 어둠을 낳기도 했습니다.




지식의 열망과 윤리의 경계


인간은 여전히 알고 싶어 합니다. 지식에 대한 갈망은 인류가 발전해 온 원동력이었죠. 그러나 새롭게 열리는 미지의 문이 언제나 축복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그 문 너머에는 우리가 감당하지 못할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2018년, 중국의 한 과학자가 인간의 유전자를 직접 편집해 ‘유전자 편집 아기’를 탄생시켰을 때,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 실험은 생명윤리의 경계를 무너뜨린 사례로 남았습니다. 생명의 설계도를 바꾸는 일은 단지 과학의 진보가 아니라, 도덕적 책임의 시험대이기도 합니다.


DNA의 문턱


그렇기에 우리는 과학자들에게 윤리를 요구합니다. 윤리는 종종 발전을 늦추지만, 그것이 없다면 발전은 결국 파괴로 변합니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그랬던 것처럼, 인간은 언제나 자신이 만든 세계의 무게를 견뎌야 합니다.




신이 되고자 한 인간들 – 『키메라의 땅』으로


생명과 파괴, 이 두 힘 모두 인간의 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힘이 향하는 방향은 언제나 인간 자신을 시험해 왔습니다. 다음에 살펴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키메라의 땅』은 핵무기 확산의 결과와 더불어,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허물며 ‘신 인류’를 만들고자 했던 또 다른 과학자의 이야기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의 경고는 오래전 소설 속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여전히 창조의 욕망과 책임의 경계에서 서성이고 있습니다.


과학이 신의 영역에 닿을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지식이 아니라 그 지식을 감당할 마음의 준비일지도 모릅니다.


괴물은 언제나 인간 안에서 태어난 존재입니다.




by 사색하는 덕주부

책을 읽고, 삶을 사유하며,

언젠가 아들에게 전할 기록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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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는 AI 생성 도구를 통해 직접 제작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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