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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 대한 미련

포기가 빠른 사람

by 열시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인간관계에 대한 미련이 사라진적이 있다.


20대 초반, 억지로 이어나가던 인연은 부질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나를 깎아내리며 자신을 치켜세우던 인연들은 모두 정리했다.


그 과정에서 오해가 쌓이든 말든 내 알 바가 아니었다. 어차피 끝낼 인연이니까.

나는 내가 제일 중요한 사람이고 이기적으로 들릴지 몰라도 나한테 피해를 주는 사람은 곁에 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기에 떠나는 사람을 굳이 잡을 이유도 그 사람의 오해를 풀어줄 필요도 못 느꼈다.


물론 내가 억울한 일에 대한 것은 해명을 해야 속이 풀리지만 말도 통하지 않는 친구와는 그냥 대화를 포기한 적도 많다. 그렇게 나는 쉽게 포기하는 법을 배워왔고 어느새 내 주소록엔 10명 남짓한 번호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이미 내 주위에는 나를 응원해 주는 친구들이 충분히 많고 나를 이해해 주고 걱정해 주는 사람만 챙겨도 바쁘기 때문에 새로운 인연이라던가 떠날 사람을 챙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물론 나와 친한 사람에게 은근슬쩍 이간질하던 사람은 순간 열이 받아서 어디 한번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모든 증거를 모은 적도 있었다. 아직도 내 폴더엔 수십 장의 캡쳐본과 진술서들이 들어있다.

그 과정에서 인간관계에 대한 불신은 더욱 깊어져갔다. 나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사람이 떠들어대는 것에 피로감을 느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일은 흐지부지 되었지만.


아무튼 이 주절거리는 글을 쓰는 이유는 사실 공부하기 싫은데 마침 생각나서 쓰는 글이다.


누군가는 쉽게 포기하는 것에 대해 욕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다른 걸 쉽게 포기하지 않는 대신 인간관계에 쏟을 힘을 다른 곳에 쓰길 결심했기에 큰 후회는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 만큼 나도 바뀌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다.


조금 의식의 흐름 같긴 한데 아무튼 그렇다.


그래. 나는 공부하기 싫어서 아무 말이 가득한 이 글을 쓰고 있다. 다시 공부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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