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은 충분하다. 다만, 기대하지 않을 뿐이다.
※ 이 글은 브런치 시리즈 〈기후는 정치다〉 중 3편입니다.
환경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2030 세대는 왜 냉소적으로 변했는가.
그들의 ‘무관심’이 아닌 ‘지친 진심’을 살펴봅니다.
요즘 2030 세대를 ‘환경에 무관심한 세대’로 보는 시선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이들은 이미 알고 있다.
편의점 커피 컵을 버릴 때마다, ’ 이거 정말 재활용될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뉴스에서 재활용 쓰레기 수출 금지 사태가 나왔을 때
“결국 우리가 분리배출한 게 동남아에 폐기물로 갔었다”는 사실도 접했다.
2030 세대의 문제는 무관심이 아니라 ‘피로’다.
공익 캠페인, 다회용 컵, 보증금제, 그린뉴딜, ESG…
정책은 계속 나왔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는 체감이 깊이 자리 잡고 있다.
“텀블러도 쓰고 컵도 반납했는데 결국 정책 철회됐잖아.”
“나는 쓰레기 다 분리했는데, 현장에선 그거 그냥 태운다더라.”
누군가는 냉소라고 부르겠지만,
나는 이것이 신뢰가 반복적으로 깨진 세대의 자조라고 본다.
2022년 도입된 컵 보증금제, 서울엔 시행도 못 해보고 일부 지역에서만 시범 운영 결국 폐지 위기
2020년대 초반 진행된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 몇 달 후 지자체마다 배달용기 쓰레기 증가 통계 보도
환경부의 ESG 공시제 확대 계획 기업들은 오히려 “오염보다 이미지 관리”에 집중
이 모든 걸 2030 세대는 알고 있다.
그리고 이미 마음속으로 이런 말을 하고 있다.
“실행도 안 하면서 왜 또 캠페인을 하죠?”
이제 필요한 건 작동하는 정책이다.
예전에는 “지구를 지켜주세요”라는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
지금은 “그 정책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세요”가 더 큰 반응을 만든다.
정치는 여전히 감성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지만,
2030 세대는 이미 정책 감각으로 응답하고 있다.
정치권은 아직도 “2030 세대가 환경에 관심 없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이 세대가 과잉 정보와 과잉 캠페인 속에서 살아남은 진짜 현실 감각자라고 생각한다.
SNS 한 장의 이미지보다,
예산이 집행되고 정책이 작동되는 장면을 보여줘야 한다.
“이 정책이 실제로 뭐라도 바꿨다.”
이 한 문장이 쌓여야 신뢰도, 지지율도 회복된다.
기후위기를 말하면서도, 정책은 늘 뒷전이었다.
그 결과는 냉소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 세대가 가능성 있는 파트너라고 믿는다.
다만, 감동이 아니라 정확성과 실효성으로 설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