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가 넘쳐나는 시대, 진짜 지속가능성은 어디에 있는가
※ 이 글은 브런치 시리즈 〈기후는 정치다〉 중 6편입니다.
기업도, 정부도, 모두가 환경을 말한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점점 신뢰하지 않는가.
‘그린워싱’은 단지 이미지의 문제가 아니다.
요즘은 모두가 친환경을 말한다.
지자체는 ‘탄소중립 도시’를 선언하고,
기업은 ESG 보고서를 낸다.
언론은 ‘녹색 전환’을 응원한다.
그러나 이상하다.
환경에 대한 말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신뢰는 줄어드는 이유는 뭘까?
그린워싱은 일상에서 시작된다
‘착한 포장’이라며 붙여진 라벨이 비닐 위에 덕지덕지
기업이 공개한 탄소저감 수치는 검증 불가
ESG 경영 선언 이후에도 해외 공장은 폐수 무단 배출
사람들은 더 이상 겉면을 믿지 않는다.
포장은 초록인데, 내용은 회색이기 때문이다.
그린워싱은 단지 기업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는 정부와 제도가 “지속가능성을 검증하고 관리하는 기능”을 외주화한 결과다.
ESG 공시는 권고사항에 불과
K-택소노미는 ‘원전’도 친환경으로 분류
인증 마크는 많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음
검증되지 않는 친환경이 넘쳐나는 사회에서
결국 시민이 판별자 역할까지 떠안게 된다.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정책이 실제로 위반자를 제재하고,
이행 실적을 추적하며,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구조가 없다면
신뢰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ESG는 이제 언어가 아니라 구조로 증명해야 한다.”
환경은 이미지로 바뀌지 않는다.
‘녹색’이라는 말보다 녹색예산
‘지속가능성’이라는 말보다 목표 이행률
‘정의’라는 말보다 감시 체계
지금 필요한 건 더 멋진 말이 아니라, 더 견고한 장치다.
그린워싱은 ‘의도’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이 부재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반복적 허위다.
우리에게는 말이 아닌 구조의 언어가 필요하다
나는 글을 쓸 때, 늘 이 질문을 떠올린다.
“이 문장은 말뿐인가, 구조를 움직이는가?”
정치든 기업이든, 환경을 말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제는 누가 실제로 구조를 바꾸고 있는가를 기준 삼아야 한다.
‘말만 친환경’인 시대에,
나는 여전히 묻고 싶다.
“당신의 정책은 말입니까, 장치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