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아이 말고 아빠의 마음부터 돌아보면 어떨까요?
아이와의 대화가 막힐 때가 있습니다.
아니, 막히는 정도가 아니라 벽처럼 느껴질 때가 있죠.
아빠는 뭔가를 함께 하고 싶어 아이에게 손을 내밀지만,
“싫어.”
“안 해.”
“나 하기 싫단 말이야.”
그 순간 아빠는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마음속에는 서운함이 있고, 답답함이 있고, 은근한 무력감이 있습니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 싶은 마음이 슬쩍 섞이기도 하죠.
그런데 우리 아삐들은 보통 그 마음을 아이가 모르게 아빠 혼자 처리하기 바쁩니다.
티 안 나게 삼키고, 얼른 ‘해결’ 해결하고 싶어서 아이를 설득하고, 타협을 시도하고, 때로는 화를 꺼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순간 먼저 돌아봐야 하는 것은 아이가 아니라 아빠의 내면일 때가 많습니다.
“아이가 문제야”라고 느끼는 순간,
아빠 안에는 무엇이 올라오죠?
아이를 보고 답답해지는 순간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꽤 선명한 감정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조급함: “시간이 없어. 빨리 해야 해"
통제 욕구: “아빠가 정한 대로 움직여줬으면…”
남들의 시선: “밖에서 이러면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
서운함: “내가 같이 하자는데 왜 거절하지?”
두려움: “이러다 습관 되면 어떡하지?”
아이를 ‘고집쟁이’라고 부르기 전에, 먼저 아빠 안에서 벌어지는 이런 감정들의 흐름을 관찰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아이는 아빠의 말보다 아빠의 상태를 더 먼저 읽기 때문입니다.
목소리는 다정해도, 눈빛이 급하면 아이는 이미 긴장감을 느껴 “지금은 안전하지 않다”는 신호를 몸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렇기에 아이와의 대화가 어려워지는 건, 종종 아이의 말 때문이 아닌 아빠 마음의 속도 때문입니다.
아빠가 말해주지 않으면
아이는 ‘아빠 마음’을 모른다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
아빠들은 아이가 아빠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랍니다.
“내가 얼마나 애쓰는지.”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큰지'
"너를 위해 준비한 많은 이야기와 사랑이 무엇인지"
하지만 아이는 아빠 마음을 읽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특히 아이는 “아빠가 지금 왜 화가 났는지”를 논리적으로 파악하지 못하는 대신 몸으로 아빠의 화를 느낍니다.
분위기, 표정, 숨소리 그리고 그 느낌이 불편하면, 아이는 더 단단히 자신만의 울타리 안에서 버티게 됩니다.
그러니 그 울타리를 없애는 출발이 아빠가 자신을 드러내는 문장이어야 합니다.
“아빠는 지금 조금 서운해.”
“아빠는 오늘 같이 해보고 싶었어.”
“아빠는 네가 싫다고 하니까 마음이 급해졌어.”
“아빠는 화가 난 게 아니라, 속상했어.”
이 말은 아이를 혼내는 말도 아니고,
아이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말도 아니고,
그저 아빠의 마음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말들입니다.
이 투명함이 생길 때, 관계의 공기가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코칭 대화는 아이를 ‘설득’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선택할 ‘공간’을 만들어준다
코칭대화는 상대가 자기감정과 생각을 꺼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대화입니다.
물론 아이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습니다.
아빠가 먼저 자기 마음을 말해주고 아이에게 물어볼 수 있죠.
“너는 지금 어떤 마음이야?”
“하기 싫은 이유가 있어?”
이때의 핵심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닌 선택의 공간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아이는 자신의 마음이 존중받는 순간, 스스로 ‘움직일 힘’을 알게 됩니다.
아빠가 아이를 고쳐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감정을 가진 독립된 인격체로 시선을 옮길 때, 관계는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관계의 벽을 무너뜨리는 건,
아빠가 먼저 내민 ‘감정의 손’이다
아이와 대화가 어려운 날, 아빠 스스로에게 이렇게 질문해 보세요.
“지금 나는 아이를 설득하려고 하는가, 아니면 아이와 연결되려 하는가.”
관계를 바꾸는 건 아빠가 먼저 내민, 솔직한 '감정의 손'입니다.
“아빠는 이렇게 느끼고 있어”라고 말해주는 용기 그 용기가 아이에기 전달 되는 순간 아빠도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아이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대화는 ‘전쟁’이 아니라 ‘연결’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도 아이와의 대화가 관계가 답답했다면,
아이 말고 아빠 마음을 먼저 돌아보면 어떨까요?
그 순간 관계의 비상문이 열리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