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당신은 '빛'을 비추는 사람입니까, '빛'을 끄는 사람입니까?

by 위드유코치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버스 창밖으로 스쳐가는 가로등 불빛을 바라보며 문득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가슴 한구석이 묘하게 쓸쓸했다. 집에 도착해 현관문을 열며 '오늘 왜 이렇게 작아진 느낌이 들까?'라고 질문했다.


반대의 경험도 있었다.


처음 만난 사람과 커피 한 잔 마시며 나눈 대화가 마치 오래된 벗을 만난 것 같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처럼 느껴졌다.


그날 저녁 버스 창에 비친 내 얼굴을 보며 '나, 꽤 괜찮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에 잠겼다.


이 두 가지 경험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빛을 비추는 사람, 빛을 흡수하는 사람


빛을 비추는 사람 곁에 있으면 자신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내 생각에 호기심을 보이며, 나조차 몰랐던 나의 매력을 발견하게 해주는 사람.


빛을 비추는 사람은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존재를 확장시킨다.


반면 빛을 흡수해 버리는 사람은 마치 블랙홀과 같다.

그들과의 대화 후에는 늘 뭔가 빼앗긴 듯한 공허함이 존재한다.


내 이야기는 어느새 그들의 이야기로 바뀌어 있고, 내 감정은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된다. 그들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상대를 자신의 배경으로 만들어버린다.


관계의 질은 '무엇을 함께 하느냐'보다 '함께 있을 때 내가 어떤 사람으로 느껴지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빛을 흡수하는 사람의 세 가지 패턴


빛을 흡수하는 사람에게는 세 가지 패턴이 존재한다.


첫째, 고정관념


"넌 원래 그런 사람이잖아", "네가 뭘 알아"라는 말로 상대를 이미 정해진 틀 안에 가두려 한다. 사람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존재인데, 그들은 상대방의 가능성을 과거의 인상으로 동결시켜버리곤 한다.


둘째, '나'만 있는 대화


상대가 "나 요즘 힘든 일이 있어"라고 말하면, "나도 말이야, 내가 더 힘들었는데..."로 시작하는 자기 서사가 펼쳐진다. 상대를 공감하는 척 포장하지만 실상은 상대의 대화를 자신의 것으로 귀속시켜 버린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언제나 늘 그들 자신뿐이다.


셋째, 미세한 평가의 시선


말끝마다 따라붙는 '근데', '그건 좀...', '내 생각엔 네가 틀린 것 같아'라는 교묘하고 미세한 판단의 말들은 직접적인 비난이 아니기에 반박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이 작은 바늘들이 쌓이면 상대의 자존감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칼이 된다.




빛을 비추는 호기심이라는 마법


그렇다면 빛을 비추는 사람은 무엇이 다를까?


그들의 무기는 대단한 화술이 아닌 진심 어린 '호기심'이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

"그때 기분이 어땠어?"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됐는지 더 듣고 싶어."


이 단순한 질문들이 관계에 마법 같은 변화를 일으킨다.


호기심은 상대방에게 "당신의 이야기는 들을 가치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사람은 자신의 이야기가 경청될 때 비로소 자신을 존중받는 존재로 느낀다.


코칭 고객 중 한 명이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코치님! 남편이 제 말을 끝까지 들어줬어요. 그냥 그것뿐이었는데, 저는 울었어요. 누군가 제 말을 끊지 않고 들어준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더라고요.'


흔히 좋은 대화란 재치 있는 답변, 현명한 조언, 풍부한 지식이 넘치는 대화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들어주는 침묵'과 '궁금해하는 눈빛'이다.




판단과 발견 사이


우리는 누군가를 만날 때 무의식적으로 두 가지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판단 모드 또는 발견 모드


판단 모드란, 상대를 이미 알고 있는 범주 안에 분류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 사람은 내향적이군', '저 사람은 허세가 심해', '이런 타입은 대개 이렇지' 등등

판단은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그 대가로 상대의 복잡성과 고유함을 놓치는 오류를 범하게 한다.


반면 발견 모드란, 상대를 하나의 미지의 세계로 바라보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도 아직 모르는 이야기가 있고, 예상치 못한 면이 있으며, 새롭게 피어나는 생각이 있다. 발견 모드에서의 대화는 탐험이 되고, 상대는 발견의 대상이 된다.


흥미로운 점은 발견 모드가 전염된다는 것이다.


내가 상대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면, 상대도 자신에게 질문하기 시작한다.

'나는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뭘까?' 빛을 비추는 사람은 상대방이 스스로를 탐구하도록 초대하는 사람이다.




오늘의 대화를 돌아보며


이 글을 읽는 지금, 당신이 오늘 하루 나누었던 대화들을 떠올려보시기 바란다.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

당신은 그 사람을 '발견'했는가? 아니면 '판단'했는가?


상대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내 할 말을 준비하고 있었는가? 아니면 그 말속에 담긴 감정과 맥락에 온전히 머물렀는가?


대화가 끝난 후 상대방은 어떤 표정으로 돌아갔나? 그들의 눈에 당신과 만나기 전보다 더 많은 빛이 담겼는가?


가혹하게 들릴 수 있지만, 진실은 우리 대부분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자주 빛을 흡수하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피곤할 때, 불안할 때, 인정받고 싶을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상대의 빛을 흡수해 버린다. 그것은 악의가 아니라 무의식적 습관이다. 그리고 그 습관이 스스로에게 인식되는 순간 변화는 시작된다.




작은 빛 하나가 세상을 바꾼다


빛을 비추는 시람이 된다는 것은 성인군자가 되라는 뜻도 아니고, 완벽한 경청자가 되라는 뜻도 아니다. 다만 의식적으로 빛의 방향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이제부터 대화에서 한 가지만 시도해 보자.


상대방의 말에 "그랬구나"라고 말한 뒤, 곧바로 내 이야기를 꺼내는 대신 한 박자 쉬고 질문을 던져보자.


"그때 마음이 어땠어?" 이 작은 변화가 관계의 온도와 질을 바꿀 것이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빛을 비춰주는 시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빛은 다시 나에게 돌아올 것이다. 상대방이 빛날 때, 그 빛은 우리의 얼굴도 함께 비추기 때문이다.


오늘 당신은 누군가에게 어떤 빛이 되어주시겠습니까?


"진정한 매력은 내가 얼마나 빛나는가가 아니라,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빛나게 느끼는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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