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기억학교 기억이 묻어나는 소리
vol.2 | 2025년 7월 25일 (금요일) / 오늘도 폭염
“선생님, 우리는 휴가 없어요?”
아침부터 임○○ 어르신이 웃으며 물으셨다.
“선생님, 우리는 휴가 없어요?”
나도 웃으며 대답했다.
“학생이 휴가가 어디 있어요~ 열심히 공부해야지요!”
“아이, 그래도…”
“그럼 휴가 주면 뭐하고 싶으세요?”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고 하지요.”
“여기는 어디, 저기는 어딘데요?”
“바다도 가고, 산도 가고, 훨훨~”
나도 농담처럼 받아쳤다.
“그럼 오늘 금요일이니까, 내일하고 모레 휴가 드릴게요~^^”
어르신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받으셨다.
“에이~ 토요일, 일요일은 원래 쉬는데~~”
우리는 쉼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지만, 사실 누구에게나 쉼은 필요하다.
기억학교에서 또래들과 웃고 노는 것이 쉼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어르신들에겐 이곳조차 일상의 연장일지 모른다.
나이, 지위, 기억의 유무를 떠나
사람은 누구나 일을 하고, 그 일 사이에 쉼을 통해 다시 살아간다.
오늘, 그 당연한 진실을 어르신이 일깨워주셨다.
“강된장에 쌈 싸 먹으니 입맛 없던 게 돌아오네요~”
점심시간, 원장님께 다가온 어르신 한 분이 웃으며 말씀하셨다.
“오늘 점심 잘 묵었심다. 입맛도 없는데, 강된장에 쌈 싸 먹으니 좋네요.”
"조리사 해주는 밥보다 오늘 더 꿀맛이다." 응원의 한마디
한 끼 식사에 진심이 담기고,
그 말 한 마디에 오늘 하루의 따뜻함이 고스란히 번졌다.
음식 하나에 인심이 나듯,
말 한 마디에 하루의 진심이 스며든 날이었다.
“폭염 속 주방에서, 우리는 서로의 동반자가 되었다.”
오늘도 폭염은 계속되었고, 주방의 열기도 만만치 않았다.
조리사 선생님의 병가로 한달을 우리가 정말 말그대로 '지지고 볶고' 식사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
누구 하나 인상 찌푸리지 않고,
서로 잘하는 요리, 칼질, 밥 짓기로 능력을 나누었다.
서툴지만 따뜻한 밥 한 그릇을 위해
우리는 흔들리는 마음을 서로 기대며 이겨내고 있다.
함께여서 가능한 일.
이 여름을 견디는 우리는, 좋은 동료이자 진짜 동반자다.
돌봄도 일이다. 그리고 일에는 반드시 쉼이 필요하다.
어르신의 “우리도 휴가 없어요?”라는 말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쉼에 대한 인간적인 바람이었다.
같이 웃고 같이 버틴다는 것.
조리사 선생님이 없는 상황에서도 서로를 원망하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동료들.
폭염도, 피로도, 다정함 앞에서는 물러난다.
밥 한 끼, 말 한 마디가 하루를 만든다.
어르신의 “강된장에 쌈 싸먹으니 좋네요” 한마디에 웃음이 퍼졌다.
음식에 진심, 말에 진심, 그래서 오늘도 괜찮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