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온도 Vol.16
마냥 좋을 수만은 없지~~
� 2025년 8월 14일 (목요일)
� 오늘의 날씨: 여름으로 다시 돌아가려나
� 오늘의 기억
웅성웅성, 서로 웃음이 피어나는 기억학교.
그런데 갑자기, 십 원짜리 욕이 여기저기 튀어나온다.
순간, 공기가 싸늘해진다. 어르신들 간 작은 분쟁이 벌어진 것이다.
직원들과 함께 조심스레 두 분을 분리하고,
한 분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눠본다.
아직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 목소리가 높다.
물 한 잔을 건네고, 잠시 숨을 고른 후 말을 꺼냈다.
“아니, 거동 불편한 어른들 물 나눠드리는데 뭐라 뭐라 하네.”
“그러셨구나, 마음이 많이 상하셨죠.
그래도 소리를 지르면 어르신도 더 스트레스 받고,
옆에 계신 다른 분들도 불안해하시니, 조금만 참아주시면 어떨까요?”
“알지, 그래도 분하네. 내가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닌데…”
“맞아요. 어르신 잘하셨어요.
서로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있다가 오해 풀고 사과하도록 해요. 하실 수 있겠죠?”
“… 그래, 뭐. 같이 사는 사람들인데, 생각해 볼게요.”
대화는 그렇게 마무리됐다.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
그리고 본인도 조금은 미안함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이었다.
세상에 마냥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부딪히며 살아온 세월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더 단단해져 간다.
그래, 그렇게 가는 거다.
하루하루를 놓지 않고,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며.
� 기억의 대화
분주한 아침.
하나둘 어르신들이 등교하듯 들어선다.
한 분 한 분 눈빛을 맞추며 인사를 건넨다.
“김○○ 어르신, 어제 왜 안 오셨어요? 꾀병이지요?”
“꾀병 아니야, 머리도 아프고 해서 집에서 쉬었지.”
“그럴수록 나와야죠. 머리 아픈 건 자꾸 다른 생각해서 그런 거예요.
여기 와서 친구들이랑 웃고 떠들면, 잡념 없이 안 아플 거예요. 알겠죠?”
“안 돼, 쉬어야지.”
“손가락 까딱할 힘만 있어도 오셔서 즐기면 건강해져요^^.”
긍정의 말로 대화를 마무리한다.
인생의 황혼기를 맞이한 어르신들,
마음속 생각이 얼마나 많을까.
그 생각과 시름을 잠시 내려놓고,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즐기셨으면 좋겠다.
� 같이 걷는 사람들
“원장님, 여기 있어요.”
“뭘?”
“마늘, 대기 중이요.”
“알았네.”
마치 올 것을 예측한 듯, 자연스럽게 일이 주어진다.
함께 마늘을 까며 나누는 밥상머리 대화.
이제는 불편함보다 스스럼없음이 더 익숙한 사이.
이렇게 또 하루를 건넨다.
불편함보다는 자연스러움,
세련되지는 않지만 허술하지도 않은,
그런 온기가 스며드는 곳.
그렇게 물들어 가는 기억학교가 되기를.
� 기억노트
세상에 다 좋을 수만은 없다. 십 원짜리 욕도 대화의 한 모습일 뿐.
무심하지만 세련되지 못한, 그러나 허술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일상.
황혼의 아름다운 구속, 서로에게 기대며 사는 법.
■ 흐려지는 그들이 기억을 기억해주는 이들이 있기에 오늘도 행복합니다.
이곳은 경증치매 어르신들이 다니는 '기억학교'라는 곳이다.나는 그곳에 사회복지사로 종사하고 있다.어르신들의 아름다운 노년, 좋은 기억을 마음속에 가두고 살 수 있도록 하고 싶다.하루하루 어르신들과 일상과 삶을 주위 이웃들과 나누고 싶다.치매를 나는 "아름다운 구속"이라고 나 스스로 칭하는 사람이다. 좋았던 기억만 안고 살아가실 어르신들 그 안에 하루의 일상을 나누려 한다.일상 하루하루가 아름다운 하루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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