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온도 vol.33

살아남은 자의 슬픔

by 꿈의복지사

� 2025년 9월 18일 (목요일)

� 오늘의 날씨: 천고마비(天高馬肥)


� 오늘의 기억

자신의 기억학교 마지막을 알리는 인사의 시작…
등교하면서 처음 꺼낸 말.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입학한 지 오래되지 않은 할아버지.
말수도 적고, 언제나 힘겨워 보이던 분.
결국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
더는 기억학교에 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주위 어르신들의 마음은 어떨까.
떠나는 이를 배웅하는 마음,
남아 있는 자로서 느끼는 허전함이
공기처럼 무겁게 내려앉는다.

하교길, 신발도 갈아 신지 못한 채
멍하니 서 있는 어르신.
“영감님, 신발 갈아 신으셔야지요.”
누군가 챙겨주기 전에는
그조차도 잊은 듯한 모습.

떠나는 사람의 마음에는
돌아올 수 없음의 아쉬움이,
남은 자의 마음에는
비워진 자리를 채울 수 없음의 허망함이
나란히 스며든다.

기억이 점차 희미해지는 순간에도,
그 안에 여전히 ‘우리’라는 울타리가 있었음을
오늘 우리는 함께 확인했다.


� 기억의 대화

“돌아왔네... 돈 많이 안 벌어왔어도 얼굴 봤음 됐다.”
하루 종일 발로 뛰고 돌아온 나에게 어르신이 건네신 한 마디.

그래, 그거면 되었다.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 그 한마디 속에 다 담겨 있었다.

짧은 대화였지만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는 순간.
기억학교 어르신들을 위해 후원 물품을 팔고 돌아온 길,
그 따뜻한 말이 내 마음을 가장 크게 위로해 주었다.


� 같이 걷는 사람들

꼭 특별한 대화를 나누고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야만 할까.

오늘의 시간은 그저, 각자의 호흡으로 걸음을 맞추며 조용히 흘러갔다.


� 기억노트

⁍. 남은 사람과 떠난 사람의 마음

⁍. 그래, 그거면 되었다

⁍. 일상이 특별함이 시간


■ 흐려지는 그들이 기억을 기억해주는 이들이 있기에 오늘도 행복합니다.

이곳은 경증치매 어르신들이 다니는 '기억학교'라는 곳이다.나는 그곳에 사회복지사로 종사하고 있다.어르신들의 아름다운 노년, 좋은 기억을 마음속에 가두고 살 수 있도록 하고 싶다.하루하루 어르신들과 일상과 삶을 주위 이웃들과 나누고 싶다.치매를 나는 "아름다운 구속"이라고 나 스스로 칭하는 사람이다. 좋았던 기억만 안고 살아가실 어르신들 그 안에 하루의 일상을 나누려 한다.일상 하루하루가 아름다운 하루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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