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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죽림헌 Dec 02. 2024

#24. 5, 한 바탕
바람으로 흘려보낸다

잔치, 에필로그

한 바탕 바람으로 흘려보낸다.

부자의 잔치에 초대받아 갔더니

온갖 사람으로 북적인다.

집주인의 잔치에서 모두 갖은 재주를 선보인다 


남자, 여자 무론하고

어른, 아이 무론하고

젊은이 늙은이 모두 왔다.


날은 청명하고  햇빛은 양명하다

맛있는 음식상에 좋은 옷 차려입고 

곱게 치장한 사람들이  가진 재주 자랑하려

차례 기다리며 모여있다


높은 대청마루에 올라앉은 주인장과 귀한 분들

마당에 모여있는 객들을 바라보며 흐뭇해한다

술상과 다과상을 앞에 두고 서로 웃으며 대화한다


주인이 앞에 나서 마당의 객들을 향하여 한 말씀하신다

장기 자랑 참여하여 잘하는 이에게 상금을 준다 하니

모두들 손뼉 치며 기뻐하나 젊잖은 이들은 조용히 기다린다 


때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차례로 나와 장기자랑을 하니

얼쑤, 좋다 하며 추임을 넣는다

대청마루에 좌정한 사람들이 흐뭇하게 웃는다.


어떤 이는 명성을 얻고자 기다렸고

어떤 이는 자신의 지식을 표하려고 기다렸고

어떤 이들은 자신들의 삶을 말하려고 기다리고 

어떤 이는 떠나기 전 내 얘기 들어주소, 하고 기다린다.


판이 준비되고 나니 여러 사람 나와 

춤을 추고,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르며

각양각색의 자랑을 한다. 가히 열심이고 아름답다. 


한 사람이 나오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괭가리 치고 날라리 불고, 북 치고 장구 치며

시작도 전에 환호하며 분위기를 띄우니,

한 사람 기분 좋고 흥에 겨워 

홍조를 띠며 긴 시를 읊어낸다.

채 끝나기도 전에 괭가리, 날라니, 장구, 북, 징을 울리며

승리를 예감한다.


조용히 지켜보던 이들이 괜스레 마음 졸인다.

놀이는 이렇게 끝나는가,

우리는 그저 잔칫집 구색 맞추는 객이런가 수적으로 밀리니 어찌하랴

한숨이 절로 난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으니 되었다고 스스로 위안하며 기다린다


대청마루에 좌정한 젊잖은 이들은 기분 좋아 술잔을 

부딪히며 잔 들어 들이키니,

그윽한 향내와 맛있는 좋은 술이 부드럽게 목을 적시며 넘어간다.


그때 한 여인이 하얀 치마저고리를 입고 흰 버선발로 나와

그림처럼 춤을 춘다. 너울너울

긴소매 한 껏 들어 하늘로 향하고

다른 한 손으로 치맛자락 살짝 들어 올리니

하얀 버선코가 하늘 향해 오른다


한 바퀴 돌아가니 바람이 휘감고 

두 번을 돌려하니 

어디선가 돌멩이 세 개가 날아와 때린다.

멈칫하고는 다시 바람을 가르며 땅을 가볍게 딛고 날아오르려 한다

이번에는 막대기 날아와 그녀를 넘어드리려 한다


그것도 참으며 손끝으로 하늘을 올리며 춤을 이어가니

아예 가시 돋친 막대기를 던져 

그녀를 넘어 뜨린다.


보는 이 마음 조려 어이쿠야, 저를 어째


그녀는 그저 장기자람에 참여하여 

마지막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려 하는데

자격이 없다며 나가라 한다.


엎어져 생각하니 몇 사람이 이렇게 무너졌을까,

그녀의 손과 발은 이미 핏빛으로 물들었다

천천히 일어나 그녀는 다시 춤사위를 한다


이미 하얗던 버선은 핏빛으로 물들고

손에서 흐르는 피는 긴 옷소매를 타고 내려 선홍빛으로 물들인다.

천천히 한 손들어 하늘을 휘감으며 한 손으로 치마를 드니

피 묻은 버선발이 땅을 딛고 오른다.


누군가 대금 불어 소리 아련하게 흘러나오고 

가야금 켜는 사람까지 함께한다.

노래 부르는 이 함께하며 흥을 이어가니

곡조를 타고 날아오른다.

마치 높은 산 청송가지에 우아하게 앉아있던 

학이 날아오르는 듯하구나

이제야 모든 이 자신들을 노래하니

높은 대청마루의 어른들도 진정 기뻐하는구나 


한바탕, 바람으로 흘려보낸다

2024. 9.22

죽림헌

#잔치 #장기자랑 #흥이 돋다 #청송백학 #하늘을 날다 #바람 #버선발 

#핏빛 


#. 5, 에필로그

 5, 애필로그

이 글을 브런치에 참여한 모든 작가님 에게 바칩니다.

비록 지금은 아니더라도 작가님들의 작품이 꽃이 되어 아름답게 피어나길 바랍니다.

감히 부족한 사람이 글을 마치며 함께 즐기고 즐겼다고 감사 인사드립니다.

저의 이야기보따리에서 또 하나가 나갔습니다.


처음은 자신이 없었습니다.

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하며 망설이기도 여러 번이었으나 

이런 감성과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 글은 정말 매번 망설였습니다.

그럼에도 글을 쓰라고 격려해 주신 @단풍국블리아 작가님, 올리고 지우고 새로 올리고 하는 

과정에 매번 물어보면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작가님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


저는 아들 둘을 외고에 보내며 조기유학을 보내려고 했습니다.

큰아이는 캐나다로 갔고 작은 아이는, 여러분이 아시는 아팠던 아이입니다.

재발하면 어쩌나 하여 국내대학을 마치고 영국으로 갔습니다.

캐나다로 간 아이가 조기유학 갔을 때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번에 @단풍국 블리아 작가님의 메거진과 브런치북을 읽으며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이민과 유학의 교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조카를 유학 보내면서 겪은 모든 일과 작가님이 이민 승인과정 주의 공무원이 되며

겪은 모든 것이 이민과 유학의 길라잡이였습니다. 그런 글이었습니다.

저에게 계속해서 글을 쓰라고 격려하였습니다.

@김인숙작가님 감사합니다. 작가님의 풍부한 지식과 글들이 탐구하는 것을 좋아하는 저를 

계속 격려하며 이끌어주었습니다. 두 번째 작품  <너 뭐니, 포켓에서 쑥>을 제가 중도하차하듯 

글을 마무리할 때 그냥 글을 계속 쓰지, 안타깝다고 하였습니다. 

그 말씀은 정말 저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 작품은 당나라의 문인, 개혁가, 행정가인 유종원(하동선생)의 종수곽탁타전(種樹郭橐駝傳)을 읽었던 기억들이 오버랩된 것처럼 내용입니다. 할머니이야기를 바탕으로 살을 붙이고 하며 만든 것이고 풍자적인 글이었습니다.

종수곽탁타전은 나무 심는 곱사등이가 정치를 논하는 글입니다.

많이 아쉽지만 어쩔 수없습니다. 그땐 제가 너무 마음이 야물지 못하여 그랬습니다.

@꽃보다 예쁜 여자님 메트미술관을 설명하는 글에 반했습니다. 

이번에 늦게 오신 @소오생 작가님 이번 이 시를 잘 이해해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글벗 붕우(朋友)를 설명하시는 글을 보며 진정한 라이킷을 남겼습니다.

책이 나오면 꼭 사서 읽고 싶은 작가님들, 제가 누구인지 굳이 올리지 않아도 아시죠.

곡 찾아가며 라이킷을 남겼으니까요

끊임없이 용기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작가님들, 전쟁사와 사람으로 지켜야 할 것 등을

올려주시는 작가님, 노동법을 올리시는 기자님은 사실 처음엔 읽지 않으려 했습니다만,

노정계장은 했어도 노동과는 거리가 있기에 이제 와서 하는 마음이었지만 회를 더하면서

내용을 폭넓게 심도 있게 올리셨습니다. 어쨌든 가장 친숙한 단어들이 많이 나오니 재미있었습니다.

믿음의 글, 사랑의 글,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드는 소설을 올리시는 작가님들 

등단시인과 출간소설가님들 아실 것입니다. 이미 익히 알려져 있으니, 팬이 되었으니까요


여행가님들 발 묶인 저에게 유럽을 선물처럼 올려주시는 작가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일일이 아이디나 성함을 거론하기에는 힘을 주신 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웃을 일 없는 저에게 열심히 들여다보며 웃고 읽도록 글을 올리신 @문학소년님, @하뮤하뮤 작가님

제가 거론하지 않아도 위의 글 중에 나를 두고 말하는구나 하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예 작가님 맞아요. 제가 눈이 아프기 전 열심히 읽고 라이킷을 남겼으니까요.


저는 이번에 문득 생각했습니다.

아 ~ 나는 좋은 분들을 온라인선상에서 만나 글벗이 되었고 

나는 열심히 내 기억의 강에서 물질을 하였구나 했습니다. 


저는 인생의 끝자락에서 아름다운 비행을 합니다.

한 번도 생각을 하지 않았던 비행입니다.

노트에 쓴 것은 제목이 <아름다운 비행>입니다

쌩떽쥐베리는 마지막비행을 떠날 때 돌아올 것을 기약하고 떠났을까?

아니면 생각을 하지 않고 마지막 비행을 푸른 창공으로 힘차게 날아올랐을까?

저는 신입작가지만 아직 보따리에서 다 나오지 않았으니 

계속 아름다운 비행을 할 것입니다.

저는 더 많은 책을 읽으며 감성을 놓치지 않고 글로 그림을 그리는 것을 계속 할 것입니다.

다음 글은 또 다른 시도를 하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24에 쓴 것처럼 브런치잔치에 참가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작가님들 모두모두 아름다운 비행을 하시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아름다운 비행 #당나라 문인 유종원 #종수곽탁타전 #쌩떽쥐베리 #마지막 비행 #기억의 강

#글벗(朋友) #이민과 유학의 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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