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백학루에 노닐다
수양 버드나무에 비취 빛 잎이 돋아나고
넓은 무논에 엎드린 농부들 손길 바쁘다
잠시 허리 펴고 고개 들어 멀리 바라보니
더 넓은 무논이 펼쳐져 있다.
올여름 큰 풍파 없으면 가을은 황금물결 일렁이리
펼쳐진 논들을 바라보는 농부 얼굴에 미소 번진다.
아낙들과 아이들의 웃음소리 넓은 들에 울려 퍼진다
머리에 인 소쿠리에 맛있는 참이 얹혀있고
아이들 손엔 주전자가 들려있다.
잠시 허리 펴고 하늘 보니 해는 중천에 있다
모두들 모여 앉아 맛있게 참 먹으며
얼큰한 한 잔술로마음은 이미 풍년이다
떠들썩하게 한바탕 행복한 웃음소리 넘치고
농부들 허리 굽혀 다시 모를 심는다.
소나무 위의 백로는 농부를 감시하 듯
외 다리로 서서 농부 떠나기 기다린다
모심기 끝낸 농부들 허리 펴고 바라보니
멀리 보이는 산자락엔 녹음이 짙어간다
어제 내린 비로 아지랑이 아련히 산 따라 오르고
농부 떠난 빈 논에 어느새 백로 홀로 한갓지다
2024.6 어느 날
죽림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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