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밝은 밤 홀로 앉았노라니
외로움 달랠 길 없어
술잔 들어 조용히 달에게 술 권한다
나도 혼자고 월녀도 혼자니
함께 벗하여 술이나 한 잔 하세
월녀 또한 외로운지 대작하려 내려오다
산들 부는 바람에 휘청이며
치맛자락 나뭇가지에 걸어놓고,
다시 날카로운 풀잎에 치맛자락 숭덩 배여
한 조각은 맑고 푸른 연못에 던져둔다
나무에 걸어둔 한 자락은 바람에 살랑이고
푸르고 맑은 물에 빠진 한 자락은 너울 치며 목욕한다
남은 한 자락 어디 있나 살펴보니
남은 한 자락 수줍은 듯 임의 술잔에 살포시 앉았구나.
술잔 주인, 잔에 앉은 월녀 구하려
얼른 입으로 가져가니
술 그만 들게나 외로움에 시린 그 술 마시면
그대 영원히 깨어나지 못한다네
나무에 걸린 달도 호수에 잠긴 달도
그만 주무시게나 이미 밤이 지나가고 있으니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시게나
'술 한 잔 못하는 내자가 내 술 단속해야겠소' 하니
내 비록 술 못하나 술꾼 남편 만나
눈으로 술 마시고 분위기로 한평생 취하였소
어디 술이 입으로 마셔야 만 술이겠소
월녀는 그만 돌아가시게
매일 밤 시린 외로움 못 이겨
주는 술 다 마시다 술주정꾼 되겠소.
여자가 술꾼 되어 좋은 일 무엇이 많겠소
떨어뜨린 치맛자락 거두어 월녀는 돌아가시게
못내 아쉬운 듯 월녀는 치맛자락 거두고 올라간다.
동쪽 하늘 끝에서 긴 창 휘두르며 불그스레 한
해 장군이 올라온다.
2024. 8월 어느 날 작성 하여 마음으로 그리고 채색하였다
죽림헌
#월녀 #해장군 #외로운 달 #치맛자락 #나뭇가지에 걸린 달 #권주(勸酒)
저의 글은 권두사에 올려 두었습니다. 시라고 하기에 무엇하니
제가 글로 그림을 그릴테니 함께 색을 입히자고 하였습니다.
제 글은 읽지 마시고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봐 주세요
한 폭의 풍경화처럼...
#월녀 #고독 #술 #치맛자락 #대작 #술 권하다(권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