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시간을 채울 수 있는 사람

by 김지혁선팔맞팔

요즘 이런 생각이 든다.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삶을 살면 나중에 후회할까.

많은 사람들은 가정을 행복의 기본 조건처럼 말한다.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고, 가족을 이루는 것.
그 안에서 사람은 안정과 의미를 얻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만약 한 사람이 혼자 있을 때 시간을 의미 있게 채울 수 없다면, 가정이 생긴다고 해서 행복해질까.

혼자 있으면 공허한 사람이
결혼을 한다고 해서 공허함이 사라질까.
성공을 한다고 해서 삶이 충만해질까.

나는 점점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행복의 순서는 반대일지도 모른다.

가정이 있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혼자서도 몰입할 수 있는 사람이 가정을 이루어도 행복하다.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
책을 읽고, 생각하고, 글을 쓰고, 운동하고, 삶을 탐구하는 사람은
이미 자기 안에 하나의 세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세계가 있는 사람은
혼자 있어도 괜찮고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괜찮다.

그래서 나는 요즘 이런 생각을 한다.

외로움을 피하기 위해 관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충만한 삶 위에 관계가 더해질 때
그 관계도 건강해진다.

나는 결혼과 가정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혼자서도 시간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인가.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다면
가정이 있어도 행복할 것이고
가정이 없어도 불행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삶의 형태를 선택했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떤 인간이 되었느냐이기 때문이다.

혼자서도 몰입하며 시간을 채울 수 있는 능력은
사용할수록 더 깊어지는 능력이라는 것에 점점 확신이 든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내가 해야 할 일들에 조용히 몰입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