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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 12월 17일(월) 흐림

엄마를 보면 무궁화가 생각나(32)

by 무궁화

1990. 12. 17(월) 흐림

잘 먹고,

기저귀도 갈아 주었고.,

지금은 잘 시간인데...

잠투정을 하는지 자꾸만 우는구나.

잘 자 주었으면 좋겠다.

이제 세상 구경을 하게 된 지 7주째 접어들고 있단다.

그동안 눈에 보이게 많이 자랐단다.

살도 많이 쪘고,

가끔씩 옹알이도 하고,

엄마와 눈을 맞추려 하고,

키도 자랐고,

지금은 조금씩 잠이 들으려 하는지 좀 덜 청일 거라는 구니.

아빠가 서울에 취직이 되어서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서울에 올라가신다.

아가와 엄마는 당분간 이 집에서 살아야 된단다.

그동안 바쁜 아빠라 늦게 들어오시니 아빠 얼굴 잘 보아 두고 익혀야 할 텐데.

그리고, 앞으로 서너 달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밖에 아빠를 못 볼 텐데.

할아버지께서 이름을 지어 주셨단다.

‘은옥’이라고.

엄마는 ‘은옥’이란 이름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구나.

그래도 어쩌니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셨는데.

엄마와 아빠는 예쁜 이름 지어주고 싶었는데....

은옥아,

우선은 건강하게 무력 무럭 자라 주렴.

잘 먹고, 대소변 잘 보고, 잠 잘 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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