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보면 무궁화가 생각나(40)
1990. 1. 14(월) 추운 날
어제는 우리 은옥이에게 참으로 바쁜 날이 이었단다.
적산 할아버지 댁에, 아빠 친구네 집에, 아빠 학교에, 이렇게 여러 곳을 다녀왔단다. 물론 아빠와
지금은 아침 9시 5분 아빠는 새벽 6시 버스로 서울로 출근하셨단다.
그런데 조금 걱정이 생겼단다.
우리 집 생활비가 39,290원이 전부란다.
그래서 엄마 기분이 조금 우울하단다.
항상 몇 십만 원의 여유가 통장에 들어 있었는데 아빠 석사 논문 인쇄비가 280,000 원이란다.
그래서 마음이 무거워서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천진난만한 아가의 일기에라도 이렇게 엄마가 써 본단다.
미안.
그렇지만 우리도 언젠가는 이런 생활을 웃으며 얘기할 날이 오겠지.
은옥아, 행복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