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비가 내리면 생각나는 노래

박중훈 혹은 노브레인 – 비와 당신(영화 <라디오 스타> OST)

by Knson Ryu

분명 극장에서 봤는데 누구와 봤는지 기억이 안 난다. 혼자 봤나? 어쨌건 <라디오 스타>는 참 재미있게 봤던 영화 중 하나.


HTMYrxQI2n3AND176PHV0WLApzc.jpg 이런 포스터도 있었구나..


영화를 참 재미나게 봐서 그런지 몰라도 내게는 <비와 당신> 또한 애정하는 곡. 내지르고 싶은 그런 날 노래방에서 노브레인 버전으로 종종 부르는 노래이기도 하다. 박중훈 버전의 주인공은 따로 있어서.


사회 초년생 시절 몸 담았던 잡지사 광고국장님께서 회식하는 날 2차로 노래방에 가면 박중훈 버전의 <비와 당신>의 번호를 꾹꾹 누르셨다. 노래도 참 절절하게 부르시곤 했는데, 평소 가장의 힘듦에 대한 기색을 비치시곤 했던 까닭에 ‘이제 당신이 그립지 않죠…’라고 나지막하게 읊조리실 때 나도 모르게 마음이 동하곤 했다. 딱히 무어라 설명할 순 없는 그런 기분. 지금 생각해보면 말씀하시는 톤이나 평소 성격에서 꼭 극중 안성기 배우랑 비슷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


언젠가 한 번은 ‘진정 그 사람이 그리운 걸까?’라고 생각해보다가 ‘아니구나.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이구나.’라고 정리한 적도 있다. 이런 생각을 할 정도가 된 걸 보면, 나도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 싶다.


제목이 하필이면 <비와 당신>이라 특별한 일 없는 비 내리는 날의 오후 즈음, 한가함과 무료함의 고개 꼭대기를 넘어설 때쯤엔 어김없이 이 노래가 생각이 난다.


아직은 비가 많이 내리는 계절이 멀었는데 이 노래가 생각이 난 건, 순전히 너무 선한 인상의 그의 영면 소식 때문이겠지.


XwB4PnAs3TuVP9VD_CmE1ZJK-4g.jpg 영화를 보면서는 '너무 안성기 같다'라고 생각했었다.


영화를 보면서는 너무 영화적인 인물이라 생각했는데, 꼭 그런 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뒤죽박죽이다.


뒤죽박죽인 이유…

지난해 말미부터 건강이 그리 좋지 않다는 이야길 전해 들었는데, 그 연세를 고려하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면서도 공식적인 비보가 안타깝고 어딘지 모르게 헛헛해지는 그런 기분 때문에.

화면 캡처 2026-01-08 023057.jpg


스크린을 통해 당신의 모습을 볼 수 있고, 당신의 연기를 감상할 수 있었던 저 역시 행복했습니다. 부디 편안한 그곳에서 저희를 굽어 살펴 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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