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도 많다.

by 이담우

명품을 잘 모른다.

어릴 때는 브랜드를 몰라 부끄럽기도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모르는 걸 보면

그냥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외워보려고 애를 써도 잘 되지 않았다.


결혼을 할 때도 나는 명품을 사지 않았다.

큐빅 박힌 반지 하나와

귀걸이 한쌍이 전부였다.


내 인생의 기준이 단단히 서 있던 시기는 아니었지만,

남들이 한다고 해서

똑같이 따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느 날 누군가 물었다.

‘결혼할 때 신랑한테 백은 하나라도 받았지?’

‘아니, 나 그런 거 관심이 없는데’

그러자 돌아온 말은

‘바보’였다.


결혼할 때 그런 것도 하나 못 챙긴 나는

그날, 나는 바보가 되었다.


그 이후로 나는

그 사람과 거리를 두었다.

그의 가치관이 내게 흘러들어와

나를 정신없게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누구 그거 봤어? 그 옷, 그 가방 말이야’


명품에는 까막눈인 나는

아무것도 읽지 못하지만


이 세상에는

나 같은 까마귀도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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