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해서 어찌 살아야 하나 싶던 때가 있었다.
아부지 퇴근 전까지 집에
홀로 있는 엄마.
나를 상담해 주시던 원장님.
성당에 계신 신부님과 수녀님까지.
그들의 모습이
모두 내 눈에는
우울할 수밖에 없는 형상으로 보였다.
그래서 더 걱정이 되었다.
그때의 나는
분명히 우울했다.
해야 할 일을 잊었고,
잠만 자고 싶었고.
군중 속에서도
혼자라는 기분에서 빠져나오지를 못했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은 다 나만큼 외롭고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 거라고
막연히 믿어버렸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때 내가 보았던 우울은
그들의 삶이 아니라
내 마음이 비춘 그림자였다는 걸.
지금은 나도,
내 주변의 사람들도
그리 외로운 삶을 살고 있지는 않았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