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의 나는 말도 안 되게 소심한 아이였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학교 급식이라는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하나둘씩 도입이 되던 시기였지만
나는 미처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한 채 중학교를 졸업했다.
덕분에 엄마가 싸주신, 내 입맛에 꼭 맞는
도시락을 3년 내내 들고 다녔다.
책가방을 메고 한 손에는 빨간 체크무늬 보온도시락 가방을 들고 다녔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리고 그 기억 옆에는 언제나
소심했던 나의 성격이 함께 붙어 있다.
지금의 나를 아는 지인이라면
“네가? 그랬다고? 네가?” 하며 믿지 못하겠지만
당시에 나는 나서거나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거는 일이 너무 어려워
학교 생활이 늘 버거웠다.
학교생활을 힘들게 보냈다.
점심시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도시락을 여는 그 순간조차 걱정되고, 긴장되었다.
나는 내 도시락 말고는
다른 친구의 도시락 반찬을 먹을 수가 없었다.
손을 뻗어 다른 이의 도시락 반찬을 집어 오는 행위는
내게 아주 큰 용기가 필요했다.
결국 나는
엄마가 정성스레 싸주신 반찬은 친구들에게 다 나누어 주고
정작 나는 그 반찬을 맛보지 못했던 날이 부지기수였다.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된 엄마가
생각해 낸 묘책은
밥통 칸 맨 아래, 그러니까 흰밥 밑으로 반찬을 깔아 주는 것.
하지만 그마저도 시시하게 친구들에게 들키고 말았다.
“얘 밥 밑에 반찬 깔아왔어!”라는 말에
나는 고개를 들 수 없었고 마음속으로는 엄마를 탓하고 있었다.
'엄마는 괜한 짓을 해서 괜히 놀림받게 만드는 거야'
집에 가면 엄마한테 한마디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집에 돌아와 계획대로 엄마에게 쏘아붙였지만
엄마는 내 짜증이고 나발이고 안중에 없었다.
엄마는 그저 한 가지만 물었다.
“그래서, 반찬 먹었어? 못 먹었어?”
그게 엄마의 마음이었다.
내 새끼 배 곪을까
하루 종일 노심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