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각자 탭을 사용하면서
자연스레 내 계정을 연결해 두었다.
나는 구독한 적이 없는데도
게임, 곤충, 유머 등
온갖 영상들이 내 알고리즘과 섞여
정신없는 유튜브를 이용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아이들 계정을 분리시켜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분리를 하고 나서
아이들이 우후죽순 구독해 둔
채널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 아이들은
일단 마음에 들면
몽땅 구독을 해두는 터라
구독목록은 상상도 못 할 만큼
가득 차 있었다.
그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지우고 정리했다.
그러고 나니
내 계정은
온통 내 취향의 영상들로 채워졌다.
그동안은 어플을 실행할 때마다
'요 녀석 또 이런 게임을 봤었네,
또 이런 곤충 영상만 봤네'
하며 아이들의 취향을
슬쩍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이제는 깔끔해진 내 계정에
아이들의 흔적이
사라져 버렸다.
시원할 줄만 알았던
나의 계정이
괜히 쓸쓸 해졌다.
그저 계정 독립했을 뿐인데도 이럴진대
아이들이 커서
진짜로 독립하는 날이 오면
나는
얼마나 서운할까 하며
아직 도래하지도 않은
미래 앞에
잠시 서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