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니 돌아오더라

by 이담우

어느 날 갑자기 쉰 목소리가 나왔다.

그렇게 당황하지는 않았다.


그저 전날 목을 많이 써서

잠시 쉬었다 생각했다.


하지만 하루, 이틀, 며칠이 지나도

목소리는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쇠를 긁는 듯한 소리가 났다.


업무상 통화를 해야 하는 일이 많은데

걱정이 앞섰다.

손가락으로 목을 꾹 누르면서 소리를 내면

그나마 좀 나았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질 않으니

생각보다 불편한 일이 많았다.


그렇게 두세 달이 지나도록

목소리가 돌아오지 않자

결국 병원을 찾았다.


성대가 서로 벌어져 있어

소리가 새고 있다고 하셨다.

결론은

성대결절.

수술할 정도는 아니고

그저 말을 아끼고

성대를 쉬게 해 주면

좋아질 거라 하셨다.

하지만 집에는

아들 둘이 있었다.


의사 선생님 말씀처럼

성대를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


그 사이에

나는 아침마다 같은 일을 반복했다.

눈을 뜨자마자

“아-” 하고 소리를 내 보는 것


혹시 오늘은

내 목소리가 돌아왔을까

기대를 했다.


하지만 늘 같은 목소리였다.

그렇게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어느 날 아침,

늘 하던 것처럼

“아—” 하고 소리를 냈다.


그런데

돌아왔다.

내 목소리.


마치

어디 다녀왔냐는 듯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내 목소리가 돌아와 있었다.


나는 혼자 속으로

괜히 반가웠다.


'그동안 어디 있었니'


티는 내지 않았지만

1년 반동안 병원을 오가며

전전긍긍했었던 내가 떠올랐다.


“성대는 쓰지 말고

기다리시는 수밖에 없습니다”


돌이켜 보니,

나는 그 시간을

꽤 잘 기다렸다.

기다리니

되더라


어쩌면 모든 일이

결국에는 지나가고

흘러가는 일 투성이인데도


우리는 그 시간을

견디지 못해

조급해지는 것뿐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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