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은 날, 그리고 나

by 이담우

오늘은 아주 운이 좋았다며

시작하는 조카의 일기를 읽었다.


언니가 성당캠프를 떠난 동안

집에 엄마와 단 둘이 남게 된 조카는

그 시간이 아주 행복했나 보다.


피아노를 치기 싫었던 날,

시간이 빨리 지나가서 좋았고,

엄마와 함께 집에서 영화를 보며

너무 재미있었다는 이야기였다.


내 눈에는 아무것도 아닌

하루처럼 보였는데

그 아이에게는

충분히 ‘운이 좋은 날’이었다.


그 일기를 읽으며

괜히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동시에

나는 왜 이런 작은 순간들에도

행복해하고 감사해하는 마음을 갖지 못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즐거움과 행복은

늘 내 곁에 있었을 텐데

나는 오히려 그 순간들을

인정하지 않고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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