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영숙 Apr 17. 2024

행복

아무나  발견할 수 있는 평범한 사치

어떤 일이 있어야 웃을 수 있을까?

무슨 일을 해야 즐거울까?


그 어떤 일과 그 무슨 일은 어떻게 생길까?


인사말끝마다 "즐겁고 행복하세요"라고 흔하게 이야기한다.


그 즐겁고 행복한 것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누군가가 주는 것일까? 얻어지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 누군가를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행복'을 찾기 위해 누군가가 있어야만 한다면 그 누군가가 없으면 행복할 일이 없는 것이 된다.


그리고 받아야 행복하다면 받지 않으면 행복하다 여기지 못할 것이다.


얼마 전 가족들과 매운 음식을 먹다가 잘못 삼켜지는 바람에 숨이 들여 쉬지 않아 순간 숨을 못 쉬게 되는 것을 잠시 경험한 때가 있었다.


생전 처음으로 겪어본 일이었다.

비록 몇 초였는데 그 몇 초가 엄청 고통스러웠고 두렵기까지 했었다. 간신히 숨을 들이쉬면서 숨이 쉬어졌을 때 내가 숨을 편히 쉰다는 것이 그저 당연한 것이 아님을 느꼈다. 다시 숨 쉬는 것이 편안해지면서 이렇게 고통 없이 숨을 쉰다는 것에 대해 얼마나 감사했는지 '아ㅡ정말 감사합니다.'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이 짧은 시간의 경험으로 평소 사소했던  모든 것이  크게 확대되는 느낌이 들었다.


사소하다고 여겼던 것들, 그런 것이 기본적인 배경으로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어 지금의 내가 있는 것임을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흔하게 말하는 '행복'이라는 단어가 어떤 것인지 충분히  느끼며 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며 생각을 했다.


그 '행복'이라는 것이 너무 비싸서 살 수 없고 너무 멀리 있어서 가질 수 없고, 그저 상상만 해야 하는 것이라면, 그런데 마치 그랬던 것처럼 살지는 았나 싶다.


다행히 그 '행복'은 누구나, 아무나 찾을 수 있고 그리 멀리 있는 것이 아닌데...


그리고 누군가가 주는 것도 아니며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 행복은 나로 인해 만들어지고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내게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이 있을 때, 사랑하는 마음이 있을 때 어디서든 발견되는 것이다.


때로는 눈물도 함께 주지만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눈을 주기도 한다.


지나는 길에 활짝 핀 꽃들이 눈에 들어오면 저절로 미소 지어지며, 보드블록 사이로 힘겹게 올라온 작은 풀들에게 힘든 시간을 위로받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길 고양이의 뜻하지 않은 애교가 순간 시름을 잊게 하기도 하고, 마트에서의 친절한 응대가 성나있던 마음을 누그러들게도 한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다 나를 위한 것이고 난 그 안에 충분히 내게 줄 행복을 찾을 수 있으며, 그렇게 축복 같은 최고의 선물인 '행복'을 줄 수 있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나의 가족들과 함께 느낄 수 있는 행복도 무심한 듯 무심하지 않은 서로의 관심과 배려가 묻어나는 말과 행동들에서도 수시로 다가온다.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할 수 없는 것이 나를 존재하게 하고 내가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함을, 그리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마땅한 원인이기도 하다.


그렇게 '행복'은 누구나 발견할 수 있는 평범한 사치인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