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고마워
아들, 그거 생각나?
중학교 1학년 학예회 때였을 거야. 그러니까 20년도 훨씬 넘은 이야기다 그렇지? 엄마는, 체육관에서 친구들과 그룹 댄스 추던 너의 모습이 지금도 아주 선명해.
12명이었는데 우리 아들이 앞줄 중앙에 떡하니 있는 거야. 너무 놀랐어. 한 번도 본 적 없는, 우리 아들의 춤추는 모습을 보다니, 정말 신기했어.
아들이 동영상 보고 익혀서 친구들을 가르쳤다니 엄마가 왜 안 놀랐겠어. 더군다나 작고 왜소한 아이가, 리더가 되어서 친구들을 가르쳤다고 하니까 대견스럽기도 했어.
아빠의 흰색 와이셔츠를 입고, 팔을 둥둥 걷어 올린 채 춤추는 모습이란, 아 지금 생각해도 너무 멋지고 대견스러웠어. 늘 어리다고만 생각하고 있다가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니까 신기했어.
엄마 뱃속에서 공포와 두려움을 먼저 겪어 온 너라서 엄마에겐 늘 아픈 손가락이었지. 세상 누구보다 사랑하니까 너를 다 안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그렇지 못했어. 착각이란 걸 그때 처음 알았지.
하지만 엄마는 그때와 다르게 행복한 착각에 빠지고 있어. 그때마다 아들의 다정한 에너지는 엄마 가슴에 은은하고 따뜻한 등불을 밝히고 있단다. 언제나 그렇게 빛내주렴.
아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