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3배 많은 개발자랑 일하는 법

어쩌다 PM (2)

by the joo

결정은 내가 해야 하는데, 경험은 상대가 더 많다!!!?

같이 일하는 개발자가 나보다 경력 3배 많을 때.


나는 지금 나보다 훨씬 오래 일한 개발자분들과 같이 일하고 있다.

연차로 따지면 3배, 경험으로 따지면… 그 이상일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PM이고, 서비스 방향을 정하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입장이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이 방향을 강하게 밀고 나가도 될까?"

처음에는 이 균형을 잡는 게 어려웠다.

내가 생각한 방향은 있지만, 경험의 차이가 크다 보니 그걸 얼마나 밀고 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너무 강하게 말하면, 내가 놓치고 있는게 있거나 너무 강압적으로 느껴지진 않을까?

너무 조심하면, 서비스의 방향이 흐려질 것 같았다.

그리고 실제로 그 사이에서 많이 흔들렸다.


분명 방향은 내가 정했는데, 현실적인 제약과 여러 번의 논의를 거치다 보면 하나씩 기능이 빠지기 시작한다.

이건 리소스 때문에,
저건 일정 때문에.

처음에는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반복되다 보니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우리가 처음 만들려고 했던 게 맞나?” , "이건 내 자식이 아니다" (종 종 pm은 서비스를 자식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결과물은 나왔지만, 내가 생각했던 그림과는 조금씩 다른 방향이 되어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무작정 수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 ‘지켜야 할 기준’이었야 한다는 걸


그래서 요즘, 일하는 방식을 조금 바꿨다.


1. 처음부터 “지켜야 할 것”을 정한다.

예전에는 우선순위를 넓게 가져갔다면, 지금은 오히려 반대로 생각한다.

→ “이건 어떤 일이 있어도 가져간다”
→ “이게 빠지면 이 기능은 의미가 없다”

이 기준을 먼저 정해둔다.


2. 방향이 아니라 “기준”을 공유한다

"이 기능이 필요합니다”가 아니라

→ “이번 목표는 이거라서”
→ “그래서 이 부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준을 먼저 공유하면 기능 하나하나가 아니라 전체 방향 안에서 판단하게 된다.


3. 빠지는 순간마다 다시 확인한다

기능이 빠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더 중요해졌다.

“이게 빠져도 우리가 만들려던 걸 유지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을 계속 던진다.


물론 아직도 쉽지는 않다.

가끔은 지켜야 할 걸 끝까지 못 지킬 때도 있고, 가끔은 조금 더 밀어붙였어야 했나 싶을 때도 있다.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경력 차이가 클수록,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스스로 명확히 정의내리고, 그걸 끝까지 설득해내는 게 더 중요해진다.


경험 많은 개발자와 일하는 건 부담이 되기도 하고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울 때도 있지만,

그만큼 내가 무엇을 기준으로 결정하는 사람인지 더 또렷하게 만들어주는 과정인 것 같다.

아직도 배우는 중이지만, 적어도 이제는 “우리가 왜 이걸 만드는지”와 “그래서 무엇은 반드시 남겨야 하는지”는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혹시 지금 저처럼 경력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과 같이 일하고 있어 고민이 많은 분들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