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글 입니다.
그동안 글을 많이 적지 못하였습니다. 글을 기다리셨을 분들께 사과의 인사를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글을 아이패드에 키보드를 연결하여 쓰고 있었는데.. 아이패드가 고장이 나고, 시집살이의 강도가 심해져 2주 정도 앓아눕고 나니..
코로나 백신을 맞는 시간들이 왔고, 그 백신 때문에 앓아눕고 살아나기를 반복하다 보니...
이렇게 시간이 참으로도 많이 흘렀네요.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비록 3년뿐이지만, 나름의 중견기업-대기업 경력을 살려(?) 신랑에게 취업 코칭을 해주었고,
신랑은 그 덕분인지 정말 좋고 큰 기업에 이직을 성공하였고,
신랑이 이직에 전념하는 그 사이에 저는 이런저런 서류 정리를 끝마치고.. 시어머니와 얽혀 있는 여러 문제들을 빠르게(?) 해결을 했습니다.
얽혀있던 복잡한 문제들의 과반수가 해결되어 저희는 시애틀 한복판으로 이사를 가기로 결정을 하고 집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시어머니께는 아직 이직 성공 사실을 비밀로 하고 있습니다.
사실 신랑이 3개의 기업에 합격을 했는데....
그중에 하나가 시어머니가 나고 자라오신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아몬드 우유를 전 세계에 주력상품으로 판매하는 그 회사인데...
시어머니가 신랑에게 늘 그 회사를 선택하라고 강력한 압박을 주고 계시는 중이거든요....
정말 강력한 압박을 하고 계세요.
하루에 30분씩 아몬드가 얼마나 좋은지를 설파하고 계십니다.
저..귀에서 피나요..............................................ㅠㅠ
그 회사가 제공하는 근무환경, 혜택, 앞으로의 장래 등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남들이 다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연봉도 고려하지 않고, 순전히 자기 고향 주에 위치한 회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시어머니는 벌써 우리 부부와 함께 캘리포니아에 가시는 소설을 쓰고 계십니다.
시어머니께 신랑의 이직 성공 사실에 대해 또 비밀로 하는 이유는,
시어머니가 신랑의 이직에 관여하시면서, 면접 보러 가는 신랑에게 말도 안 되는 미션(?)들을 제공하시기 때문입니다.
"캘리포니아 주에 가뭄이 심각하다는데,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아몬드는 어떻게 기르고 있는지. 물 부족에 대해 그 기업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캘리포니아주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떠한지, 캘리포니아주 사람들은 그 아몬드 회사를 어찌 생각하고 있는지, 그 회사가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하며 어떠한 사회적 공헌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제품을 출시할 건지 알아오렴"
면접을 다 본 이후부터 오늘까지는,
"면접 결과는 왜 아직 말이 없니? 나는 캘리포니아로 가고 싶어. 캘리포니아 지금 날씨가 얼마나 좋겠니~ 거기 근데 가뭄이라는데 아몬드들은 잘 자란다니? 거기 아몬드 기르는 농장 사이즈가 어떻게 된다니? 아몬드 우유는 전 세계 몇 개국으로 팔려나가고 있니?"
저 말을 정말 매일 하십니다. 본인은 아몬드가 너무 좋고, 아몬드 나무를 뒷마당에서 기르고 싶으니.. 아몬드 나무가 잘 자라는 기후와 기르는 조건 등등을 알아오라는 말과 함께요....
또한, 본인 친구의 사촌이 캘리포니아 주 어떤 지역에 사는데, 거기에 꼭 가고싶다와. 캘리포니아 주에서 열렸던 도그쇼, 그때 우승했던 개는 어떠했고 등등까지 이야기를 하십니다.
시어머니는 군대에서 10년 정도 복무하시고 의가사제대를 하시고,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하시며 Teaching Assistant를 하신 것 외에는 사회 경험이 없으시니.. 그냥 순수하게 신나는 마음에 저런 질문을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기업의 비밀을 빼오라고 부탁하시는 건지..... 아니면 본인이 경쟁사를 차리고 싶다고 계시를 하시는 건지....
아니면 본인이 그만큼 잘 알고 있다고 과시를 하시는 건지..... 그것도 문맥에 맞지 않게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왜 면접 보러 가는 아들에게 저런 이야기를 하시는지..입니다. (지금 그 회사 근무 중 아님. 그 회사에서 public relation 담당자 아님. 그 회사 지원 보직도 project manager임...)
더 가관인 건, 저 말을 듣고 있는 제 신랑은..
시어머니가 기념품을 사 오라고 하지 않아줘서 고맙다고 생각했다는 사실입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이러한 상황에서 시어머니가 신랑이 최종적으로 합격하고, 연봉 협상도 마치고 사인을 한 회사가 어딘지 알게 되면...
그 회사 프라임 멤버십을 무료로 해달라는 둥... 유기농 뭐를 좀 달라고 한다는 둥..
본인 친구 꺼 뭐가 배송이 안 오는데 빨리 좀 해달라고 말을 전해달라는 둥..
각종 이상한 부탁을 하실 것이 뻔하여.......
저희는 최대한 비밀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컴퓨터 잘하시는 시어머니는 알아내실 것 같습니다.
시어머니는... 우리 부부가 신랑이 면접 보는 장소가 어디인지, 언제인지 그런 걸 하나도 발설하지 않았는데도..
어디로 뭐 타고 가는지까지 밤새 구글 지도와 본인의 인맥을 총동원해서 알아내시는.. 그런 분이시거든요.....
그래도 저 이제 곧 시댁 탈출합니다!!
그래도 앞으로 시어머니와의 에피소드는 꼭 여기에 더 기재하도록 할게요!
그동안 쌓인 에피소드들이 많거든요..!!
다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