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
인류는 오랜 세월 동안 미지의 세계에 대해 끊임없이 궁금해해 왔다. 바다 깊은 곳의 심해, 머나먼 우주처럼 아직 인류가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영역은 많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미스터리는 죽음 이후의 세계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며, 그 이후의 세계는 여전히 인간의 상상력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이 때문에 종교는 천국, 지옥, 환생 등 다양한 사후세계를 만들어내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달래왔다. 사후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극하는 작품 중에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한국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가 있다.
2017년 개봉한 '신과함께-죄와 벌'은 누구도 본 적 없는 저승 세계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는 인간이 죽은 후 49일 동안 7번의 재판을 거쳐 환생할 자격을 얻는다는 저승 법칙을 설정한다. 망자는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등 7개의 지옥에서 각기 다른 죄목으로 심판을 받게 된다.
영화의 시작은 화재 현장에서 소녀를 구하고 세상을 떠난 소방관 자홍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자홍의 앞에는 저승차사 해원맥과 덕춘이 나타나고 이들은 자홍이 의로운 망자임을 강조한다. 저승으로 가는 초입에서 또 한 명의 차사 강림이 합류하는데 그는 삼차사의 리더이자 앞으로 자홍이 겪을 재판에서 변호사 역할을 맡는다.
이들이 변호하고 호위해야 할 48번째 망자인 자홍은 19년 만에 등장한 귀인으로 저승 차사들도 그의 환생을 확신한다. 그러나 각 지옥에서 밝혀지는 자홍의 과거와 예상치 못한 고난이 이어지면서 단순한 선악 이분법이 아닌 인간의 복합적인 삶과 선택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이처럼 '신과함께-죄와 벌'은 누구나 언젠가는 가야 하지만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사후세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2018년에 개봉한 '신과함께-인과 연'은 첫 편의 흥행을 이어가며 저승 삼차사에게 남은 마지막 미션을 그린다. 48명의 망자를 환생시킨 저승 삼차사는 단 한 명만 더 환생시키면 자신들 또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하지만 차사 강림은 예상과 달리 원귀였던 수홍을 마지막 귀인으로 지목한다. 저승 법상 원귀는 소멸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염라대왕은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며 강림의 제안을 수락한다.
염라대왕이 내건 조건은 성주신이 보호하는 허춘삼 노인을 저승으로 데려오는 것이다. 해원맥과 덕춘은 허춘삼을 데려오기 위해 이승으로 내려가지만 성주신의 강력한 힘에 번번이 저지당한다. 그러던 중, 허춘삼이 사실 천 년 전 해원맥과 덕춘을 저승으로 데려간 저승 차사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자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를 알게 된 해원맥과 덕춘은 성주신과 새로운 거래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현재와 과거,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이야기와 함께 천 년 동안 숨겨졌던 저승 차사들의 비밀이 밝혀진다.
'신과 함께' 시리즈는 한국 영화 사상 보기 드문 기록을 세웠다. 두 작품 모두 각각 1400만과 1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연속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시리즈물로서 두 편 모두 100만 관객을 넘긴 사례는 당시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전례가 없는 성적이었다. 이는 웹툰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 화려한 CG와 특수효과,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진 결과로 평가된다.
특히 시각효과(CGI)는 두 편 모두 관객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완성도를 보였다. 지옥의 풍경이나 각종 재판장면에서 구현된 CG는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몰입감을 제공했다. 일부 장면에서는 해외 블록버스터 영화인 '쥬라기 공원'을 오마주하며 공룡의 그래픽이 국내 기술로 제작됐음에도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일부 회상 장면에서 등장하는 호랑이나 사슴 등 털이 많은 동물의 CG가 어색하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털 표현 자체가 시각효과 제작에서 가장 난이도 높은 분야임을 감안하면 완성도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두 편 모두 저승 세계라는 독특한 배경을 바탕으로 속도감 있는 액션과 인간의 죄와 벌, 용서와 구원의 테마를 복합적으로 다룬다.
'신과 함께' 시리즈는 한국 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스케일과 상상력, 기술력을 결집한 작품으로 기록된다. 저승이라는 추상적인 공간을 구체적으로 시각화하고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까지도 많은 관객과 평론가들이 시리즈의 완성도와 영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이후 등장할 비슷한 장르의 작품들에도 강한 자극을 준 작품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