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이사왔다'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가 극장 흥행 부진을 딛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작품은 지난 8월 극장 개봉 당시 누적 관객 43만 명에 그치며 손익분기점 170만 명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넷플릭스 공개와 동시에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이며 이틀 만에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1위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극장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으나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는 반전 반응을 이끌어내며 숨은 명작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밤이 되면 악마로 변하는 능력을 가진 선지(임윤아)와, 선지를 감시하는 특별한 아르바이트에 나선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장르의 영화다.
연출은 ‘엑시트’로 942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이상근 감독이 맡았다. 임윤아, 안보현 외에도 성동일, 주현영 등 다양한 조연진이 합류하면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개봉 당시에는 ‘좀비딸’ 등 경쟁작의 영향으로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후 ‘커미션’, ‘천국은 없다’, ‘프랑켄슈타인’ 등 다양한 국내외 경쟁작을 빠르게 제치고 넷플릭스 한국 영화 부문 1위에 오르며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공개 직후부터 이어진 입소문으로 시청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반전의 중심에는 이 감독 특유의 유머 감각과 세밀한 캐릭터 묘사가 자리한다. 감독은 ‘엑시트’ 팬들을 위해 관객 수를 의미하는 숫자 ‘942’, 극 중 버스 노선 스티커의 ‘암길동’ 등 숨은 요소를 곳곳에 배치해 관람객의 흥미를 유발했다. 평범한 인물인 길구를 통해 일상적인 삶에서 특별함을 끌어내는 연출 역시 OTT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도 주목받았다. 임윤아는 선지 역할을 통해 천사 같은 이미지와 악마의 본성을 오가는 연기를 선보였다. 안보현은 순박하면서도 따뜻한 길구 캐릭터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이 작품으로 제46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다. 두 주연 배우의 호흡과 개성 있는 조연진의 연기가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만화적인 설정과 유쾌한 전개가 특징이지만 코미디에 그치지 않고 청춘의 연대와 위로라는 메시지를 담아냈다.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위로하는 젊은 세대의 이야기는 주 시청층의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웹툰이나 웹소설 원작이 아닌, 이 감독이 직접 창작한 원안이라는 점에서 독창성도 인정받고 있다.
현재 ‘악마가 이사왔다’는 넷플릭스 외에도 IPTV(KT 지니 TV, SK Btv, LG U+ TV), 디지털케이블TV(홈초이스), 쿠팡플레이, 웨이브, 구글플레이, Apple TV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시청할 수 있다.
상영시간은 112분, 12세 이상 관람가다. 극장에서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OTT를 통해 대중의 관심을 끌어내며 K-무비 흥행 역주행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