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 극찬... 수작 평가 받고있는 19금 영화

영화 ‘마더’

by 이슈피커

2009년 개봉한 영화 ‘마더’는 봉준호 감독의 네 번째 장편으로 제62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공식 초청받으며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작품은 한국 영화계는 물론 전 세계 영화인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개봉 당시 평단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극찬과 함께 총 관객 301만 3523명을 동원하며 묵직한 존재감을 입증했다. 어둡고 매서운 분위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흥행 성적을 거두며 한국 스릴러의 진가를 알렸다.


김혜자의 몰입감 넘치는 연기, 새로운 모성 캐릭터의 탄생


영화의 시작은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약재상을 운영하는 중년 여성 혜자(김혜자)가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 도준(원빈) 곁을 떠나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풍경으로 시작된다. 혜자에게 아들은 세상의 전부이자 가장 큰 걱정거리이기도 하다. 세상과의 거리는 멀고 두려움은 늘 가까이 있다. 아들이 혹시나 세상에 상처받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으로 도준을 바라보며 눈길을 거두지 못한다.

1-103-837x1200.jpg 사진= CJ ENM

그러던 어느 날 도준은 밤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고생 문아정과 말다툼을 벌이고 만다. 그날 밤 아정은 폐가 옥상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현장에는 도준의 이름이 적힌 골프공이 남겨져 있었고 경찰은 이를 유력한 증거로 삼아 도준을 곧바로 용의자로 지목한다. 작은 마을에 발생한 강력 사건은 주민들을 빠르게 불안하게 만들고 경찰은 몇 가지 단서만으로 사건을 성급하게 매듭지으려 한다. 도준의 불안정한 태도와 어눌한 말투는 경찰과 마을 사람들의 의심을 더욱 키운다.


혜자는 누구보다 아들의 결백을 믿으며 경찰과 형사에게 무죄를 호소하지만 이미 수사의 방향이 굳어진 상황에서 혜자의 목소리는 공허하게 울린다. 변호사를 선임해 보지만 면회실에서 마주하는 도준은 기억이 엇갈리고 진술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상황이 악화될수록 혜자는 세상에 대한 신뢰를 점점 잃고 스스로 아들을 위해 진실을 파헤치기로 결심한다.

2-108.jpg 사진= CJ ENM

혜자는 주변의 시선을 등지고 마을 구석구석을 돌며 직접 단서를 모으기 시작한다. 동네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침술을 놓으면서 듣게 된 이야기들, 숨겨져 있던 소문들을 하나씩 짚어나간다. 그 과정에서 문아정이 ‘쌀떡소녀’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친구들 사이에서 고립돼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더 깊이 파고들자 아정이 생계 문제로 위험한 길을 택했고 여러 어른 남자들과 얽혀 있었으며 이를 기록한 사진이 휴대폰에 남아 있다는 점도 밝혀진다.

3-109.jpg 사진= CJ ENM

혜자는 모든 단서가 사건의 실체와 연결돼 있다고 믿고 직접 아정의 주변 인물들을 추적해 나간다. 수사가 진전을 보이자 사건은 처음 예상과는 전혀 다른 진실을 향해 서서히 다가간다. 혜자는 맹목적으로 아들을 보호하려는 마음과 진실을 마주할 두려움 사이에서 흔들리며 점점 극단적인 선택의 문턱까지 밀려난다. 영화는 혜자가 진실을 좇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집착과 모성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깊이 있게 파고든다.

4-99.jpg 사진= CJ ENM

극중 김혜자가 연기한 혜자는 세상에서 오직 아들 도준만을 기준으로 살아온 인물이다. 일상의 모든 판단이 아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마을 사람들, 경찰, 그리고 제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수록 혜자의 행동은 거칠고 과감해진다. 겉으로는 침착한 듯 보이지만, 속에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는 집요함과 집착이 동시에 자리한다. 영화 전반에 걸쳐 김혜자의 연기는 집요한 어머니의 모습을 강렬하게 각인시키며, 흔히 볼 수 있는 모성애의 틀을 완전히 깨뜨린다.


관객 반응과 평단의 호평, ‘마더’가 남긴 여운


작품은 봉 감독 특유의 치밀한 연출과 충격적인 반전, 화면을 압도하는 미장센으로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특히 김혜자의 연기는 ‘김혜자 원맨쇼’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강렬하게 각인된다. 마더는 봉준호의 전작과 달리 대중적인 요소보다 예술적 완성도를 더욱 추구한 영화로 모성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가장 낯설고 파괴적인 방향으로 그려낸다.

5-63.jpg 사진= CJ ENM

당시 작품을 관람한 관람객들은 "역대급 오프닝과 엔딩. 김혜자를 위해서 만든 영화를 김혜자, 본인 것으로 만들어버린 영화", "모성의 광기, 김혜자의 광기", "최고의 오프닝, 최고의 엔딩신", "어머니의 책임감과 무게", "엄마는 엄마가 되기 이전에 여자였도, 엄마가 되기를 선택하였다" 등과 같은 후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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