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손초의 꿈

지구정복을 꿈꾼다.

by 윤 슬

올해도 꽃을 피웠냈다.

만손초 꽃을 아시나요?

종처럼 매달린 만손초 꽃봉우리

'만 개의 자손을 번창시킨다'는 뜻을 가진 다육식물이다.

놀라운 번식력과 생명력을 갖고 있다.

만손초를 키우게 된 건 시험관시술을 할 때 '아가야 어서 오렴' 카페를 통해 클론을 우편으로 분양받게 되어서 이다.

난임카페에서 만손초는 상징적 의미를 주는 다육식물이다.

분양받고 정성들여 심어본 첫화분

클론 몇 송이를 심어놓고 얼마나 많은 기원을 했는지 만손초가 쑥쑥 자라 더글 더글 클론을 매달면 소중하게 심어 화분을 늘릴 때마다, 아기가 찾아올 거라는 기대감이 차올랐었다.

더글더글 붙어 있는 클론, 조금자라난 잎은 합장하는 모습같다.

2018년에 받아 키운 만손초는 시험관시술을 접고도 베란다 화분을 꽉 채우고 있다.

떨어지는 클론이 왠지 아까워 뿌리내리는 데로 그냥 두었더니,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


몇 년이 흐르고 버리기도 나눠주기도 했는데도, 베란다 구석에 관심도 안 주고 죽으면 그만이네 하고 마음을 끊고 방치시켜뒀는데, 어느샌가 꽃을 피워 나에게 즐거움을 준다.

베란다 배수구옆 뿌리를 뒀길래 그냥 뒀다.

놀라운 생명력을 가진 만손초는 주인의 무관심 속에서도 굴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척박한 환경을 견뎌내고 어느덧 아름다운 종 모양의 꽃을 피워냈다.

"만손초의 꿈은 지구 정복이다"

​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강인한 이 식물은, 간절했던 과거의 상처를 뒤로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나에게 뜻밖의 즐거움과 잔잔한 위로를 건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