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성취라고 읽고 승진이라 부르자. 그런데 여우 같은 놈들이 승진도 잘해
문화재단 이야기.
지난번까지는 실무자 승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본 것 같다. 사실 너무 오랜만이라 내가 쓴 글을 다시 읽고 왔다. 주임에서 대리까지 가는 길을 써내려갔던 것 같은데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은 되지 않았나보다.
아마도 지금 내 브런치를 보고 있는 이들은 알고리즘의 법칙에 따라
"문화재단 월급, 시원하게 말해본다 https://brunch.co.kr/@d12d358fafff442/3 "
"문화재단 취업 뿌시기 https://brunch.co.kr/@d12d358fafff442/4"
위의 두 게시글을 가장 먼저 봤을 분들이라는걸 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브런치는 나의 일대기 같은 것이니 그 동안 밟아왔던 지난 번에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마져 써보려고 한다.
승진, 나는 꼭 위로 올라가고 싶었다.
아무 경력 없던 계약직 근로자, 정규직 직원(주임), 그리고 대리
계약직 때에는 시대를 잘 탄 탓에 5:1정도의 경쟁을 뚫고 근무했었고 마침 그 자리가 문화사업쪽에 특화된 자리였어서 아주 좋은 경력이 되었다.
정규직 직원(주임)또한 초-Lucky였다. 예비 번호 1번이 임용된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연차가 쌓이니 뭔가 달라지고 싶었다. 그리고 지난번 글에도 얘기했듯 나는 꽤나 열심히 했고 회사에서도 오구오구 받기도 했다.
그 쯤 되니 솔직하게 말하면 나의 정복적 기질이 승진을 격렬히 원하기도 했다.
나는 이쯤하면 잘하는 것 같은데. 능력있는 것 같은데. 이런 나의 자아도취와 나르시즘이 밖으로 드러났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주임에서 대리로 승진을 하면서 그만큼 적도 많이 만들었다.
인정 받고 싶어 몸부림 쳤고, 그런 것들을 알아주길 바란다는 외향적 기질이 합쳐지니 나는 "정치질 좀 치는 영악하고 못된, 그러나 일은 하는"그런 사람으로 평판이 자리잡힌 것 같았다.
이때 뽕맛으로 살았다. 여러 미움 안에서도 그래도 나는 승진했으니까. 저 친구를 제꼈으니까.
나는 인정받은거야. 회사에서 일만 잘하면 됐지라며 내 스스로를 위로했을지도 모른다.
미움+텃세+괜한 자격지심은 나를 회사에서 더욱 더 표독스럽고 이기적으로 만들었고, 이제는 회사와 이별할 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리에서 대리로 수평이직을 하긴 죽어도 싫었다.
그러나 그 다음 자리는 과장 또는 차장이다.
대부분의 문화재단은 주임-대리-과장(차장)-팀장-본부장(사무국장)-대표이사(이사장)이 전부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과장(차장)의 경우는 부서당 딱 1개 자리밖에 나지 않는다. 거의 팀장과 같은 극악의 TO! 과장자리는 잘 나지도 않는다. 보통 회사에서 과장쯤 달면 나이도 좀 있고, 아이도 있고, 어지간하면 이직 결심을 잘 안하는 것 같기때문이다.
(이하 글에서는 포괄해서 과장이라 하겠다)
다음은 정말로 과장 또는 차장 자리다. 이때부터는 실력 VS 연줄 싸움으로 보는 것 같다.
자리는 죽어도 나지 않고 팀장만큼 적은 자리이다. 과장 직급이 없는 회사도 있기에 총량으로 본다면 팀장보다도 작은 것 같다. 그렇기에 나는 입사지원할 때 2년 계약직 과장자리로 들어갔다.
정규직 전환이 된다고는 했지만 장담은 못하는 사정, 그리고 회사가 거의 타노스 됐다가 복구하는 자리기에 소문이 무성한 곳에 과감하게 지원했고 운이 따라주어 합격했다.
갈까 말까 고민하던 찰나 이직할 곳의 급여를 듣고 눈이 뒤집혀 즉시 임용 등록을 마치고 의원면직을 요청했다. 행복한 꽃길이기를 기원하며 그렇게 주임대리를 보낸 회사를 뒤로 하고 퇴사했다.
(그리고 1년정도 있다가 정규직 과장자리가 떠서 다른 회사로 또 이동한 건 비밀)
승진에 있어서 대리는 일만 열심히 하고 연차가 차면 가능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장은 조금 달랐다.
입사를 준비할 때 서류에서는 거의 100% 경력포트폴리오를 반영하는 것으로 느껴졌으며, 경력의 근속년수와 이직사유 등 소위 납득이 되는 서류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 역시 실무적인 업무역량과 직무능력을 많이 물어 봤고 그 뿐만 아니라 갈등관계 해소요령, 인간관계 요령 등 다방면의 역량을 본다고 느꼈다. 실무적인 역량을 제일 많이 요구했던 면접이기도 했다.
즉 위에 이야기했던 역량싸움이 되는 것이다.
과장자리는 마냥 역량만 좋아도 어려운 자리라고 느껴졌다. 인간관계에 대한 밸런싱, 팀장과의 관계...
나는 짧고 굵게 너무 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해당 직급을 보내왔던 것 같다.
이 안에서 있던 일들을 너무 다사다난해서 기억하고 싶지도 않지만...
언젠간 당사자들이 이 업계를 떠나고 이야기를 풀 수 있을때 즈음 따로 꼭 해볼 예정이다.
그렇게 천신만고 끝에 지금은 팀장을 달았다.
"문화재단에 온 김에 팀장은 달아보겠어"라는 나의 첫 결심
혹자는 높은 직급은 성공이라 말했다. 나 또한 그것에 동의했다.
그러나 사원, 주임 대리, 과장(차장), 팀장까지 그 무엇 하나 가볍고 쉬운 자리는 없었고 돌이켜 보면 100% 온전한 나의 몫이 아니라 나와 함께 성장한 동료, 나를 꾸짖던 이상했던 상사, 납득할 수 없었던 수많은 대표, 언제나 응원하던 가족, 마지막으로 조상신과 더불어 함께 하늘나라에서 뛰어놀고 있는 나의 천사 고양이까지 이 모든 것이 언제나 곁에 있었기에 지금까지의 나의 모습을 만들어 온 것이 아닐까 한다.
나의 첫 결심 목표를 상실했다고 생각했으나, 정작 입직의 목표를 모두 이룬 이 순간에 상실은 없다.
지금의 나의 목표는 행복하기 그리고 주어진 자리에서 나의 선택들이 항상 최선이길 바라고 있다.
그리고 나와 같이 인생의 한 페이지를 문화재단으로 채워나가는 후배들이 나의 사례를 보면서 현실을 직시하거나 아니면 어떤 길잡이로 삼거나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다양한 계기가 되길 바래본다.
다음번엔 지역 별 문화재단 급여를 써볼까요 홍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