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며칠째 잠에 들었다가 도중에 깬다. 아니 그냥 한 번 잠들면 편하게 쭉 자주면 될 일인데 왜 도중에 깨냔 말인가. 이것만큼 피곤한 일이 없다. 덕분에 아침에 일어나는 게 고된 요즘이다.
자다가 깨는 이유는 여러가지인데, 젊었을 때는 중간에 그렇게 깼어도 곤하게 나도 모르게 잠드는 게 쉬웠는데 나이를 먹으면 잠이 줄어든다더니 딱 그런 건가 싶다. 새벽에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일어나면 다시 잠드는 게 어려울 때가 있고 아이들과 함께 자다보니 아이들의 뒤척거림에 순간 눈을 번쩍 떠 잠에서 깨버린다. 아침에 아, 잘 잤다 개운하다는 기분을 느끼며 일어나본 게 언제인지. 숙면이 힐링 그 자체인 내 인생에 힐링포인트가 사라졌다. 마흔이 되자 숙면은 아주 저리가라다.
오늘 새벽만 해도 그랬다. 둘째 녀석이 덥다는 둥 좁다는 둥 뒤척거리길래 그 소리에 대답해주다보니 내 잠은 멀찍이 달아났다. 침대 위에서 천장을 바라보며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다가 거실로 나왔다. 티비나 핸드폰을 보는 순간 잠은 안녕이라 한참을 고민하다가 티비를 켰다. 잠자기는 글렀다 싶었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보다 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5시다.
자야 할 것인가, 드라마를 계속 봐야 할 것인가.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과 전쟁을 펼치려면 제정신에 가까워야 할 것 같다는 스스로의 결론에 이르렀다. 안방으로 들어가 다시 잠을 청했다. 누웠다가 다시 거실로 나왔고 거실로 나왔다가 다시 안방으로 들어갔다. 이 들어갔다 나갔다를 반복한 끝에 눈을 떠보니 아침이 되었다. 거실과 안방을 오간 게 지쳐서 잠이 든 게 분명하다. 아침에 눈 뜨는 게 어찌나 힘들던지 눈꺼풀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눈을 반쯤 감은 채로 전기 주전자에 물을 끓였다.
오늘 아침의 시작으로 맥심 믹스커피만한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