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미국, 2009/2022, 감독: 제임스 카메론
혁신적인 그래픽 기술과 특수효과로 2009년 개봉 당시 <아바타>가 굉장히 센세이션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웬걸. 내 주위의 모든 사람이 봤던 그 아바타를 당시의 나는 보고 싶지 않았다. 그다지 궁금해하지도 않았고 워낙 여기저기에서 나비족을 모티브로 한 예능캐들이 많이 생겨서 그랬던 건지 오히려 보고 싶다는 마음이 사라졌었다. 그런 이미지 때문이었던 것인지 작년에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했을 때만 해도 '언젠가 가서 한 번은 꼭 봐야지' 마음만 먹고 이상하게도 아바타는 직접 가서 보게 되지는 않았다. 이쯤 되면 아바타는 나와는 그다지 인연이 없던 영화라고 해야 할까?
그러나 역시 OTT 발달의 순기능일까?
아바타2가 개봉하고 나서 각 잡고 아바타 정주행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플레이를 눌렀는데 지금 보아도 하나도 촌스럽지 않은 영상미와 외계인과 다름없는 '나비족'이라는 새로운 종족을 이토록이나 아름답게 창조해 내다니... 그리고 그들의 삶의 방식과 자연에 대한 태도 등 현재를 살고 있는 이기적인 우리 인간에게 주는 시사점도 정말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 이런 대작을 만들었다고?? 제임스 카메론. 정말 대단한 감독이다. 2009년 개봉당시 아바타를 보았다면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입에 침을 튀겨가며 떠들어댔겠다 싶었다.
그만큼 당시 불러일으켰던 반향의 정도를 생각해 보면 왜 그렇게들 사람들이 놀라워했는지 이해가 간다.
아바타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모두가 알겠지만 비루한 나의 기억력을 위해 조금이나마 남겨놓도록 하겠다.
2150년, 인류는 발전한 기술력으로 판도라라는 행성을 발견한다. 판도라는 커다란 나무와 태곳적 자연을 그대로 유지한 신비로운 행성이다. 인간은 판도라 행성에 매장되어 있는 고가의 자원인 언옵테늄을 채취하기 위해 판도라 행성에 살고 있는 나비족과 접촉을 하게 되고, 나비족의 DNA를 이용하여 나비족과 동일한 육체를 지닌 아바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
제이크 설리(샘 워딩턴)는 하반신 마비를 가진 전직 해병 출신 군인이다. 판도라에서 아바타를 조종할 예정이었던 형이 죽자 형을 대신해 아바타를 조종할 사람으로 행성에 파견된다. 파견 기지의 사령관은 두 개의 파벌이 서로 대립하는데 하나는 그레이스 오거스틴 (시고니 위버) 박사를 중심으로 나비족과 평화를 유지하며 교류하고자 하는 연구원들이며, 다른 한편은 쿼리치 대령을 중심으로 나비족을 몰아내려고 하는 군인 세력이다.
수색을 하던 제이크는 나비섬의 토착생물로부터 공격을 받아 위기에 빠지지만 나비족의 부족장의 딸 네이티리에 의해 위기를 벗어나게 되고 그녀로부터 나비족의 언어, 문화, 역사를 차츰 배우고 가르치면서 서서히 사랑을 싹 틔운다.
제이크는 말과 비슷한 팔리나 이크와 신경을 교감하며 길들이는 것을 배우며 점점 나비족에 적응해 나가고, 정식 전사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 하늘을 나는 토루크까지 길들이며 점차 임무보다는 나비족의 생활에 동화되어 간다.
그 와중 자원 채굴에 진전이 없자 무력으로 자원을 채취하려고 하는 인간 군인 부대 RDA는 나비족을 급습하며 본격적인 나비족과의 대규모 전투를 시작한다.
여러 어려움을 딛고 나비족은 특유의 지혜와 토착생물들과의 협공으로 RDA를 몰아내고 제이크는 인간에서 완전히 영혼을 아바타로 옮겨 나비족으로 살기로 한다.
(여기까지가 시즌1의 이야기)
<아바타:물의 길>은 2009년 이후 13년 만에 개봉한 영화라 너무 기대가 되었다. 생각보다 놀라웠던 시즌1의 영화 수준이 있어서 그 기대감을 얼마만큼 충족시키거나 뛰어넘을지 정말 기대가 되었다. 일단 영화 자체는 CG의 느낌이 전혀 나지 않고 저 세상 어디엔가 존재할 것만 같은 실제 나비족을 촬영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제작진들이 보여줄 수 있는 기술력의 첨단을 모두 집약해 놓은 결정체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즌2는 전작에서 10년가량 이후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제이크와 나이티리는 아이들을 낳아 가족을 이루어 살고 있는 상태에서 영화가 시작되는데 역시 시즌2는 시즌1 아바타 주니어들의 이야기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네 아이를 둔 부모가 된 제이크와 네이티리는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한편 1편에서 나비족과 싸우다 전사한 쿼리치 대령이 죽기 전 자신의 DNA와 기억을 담은 데이터를 아바타로 주입해 새로운 몸으로 태어나게 된다. 그는 새로운 몸으로 군대를 꾸려 제이크를 잡기 위해 판도라 행성을 다시 찾게 된다. 제이크와 네이티리는 자신들 때문에 위험해진 나비족을 떠나 자녀들을 데리고 토노와리와 로날이 이끄는 새로운 종족 멧카이나 부족에게 의탁하게 된다.
와! 이번에는 바다를 모티브로 했다니!!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경탄을 금치 못할 정도로 아름다운 새로운 부족의 설정과 새로운 바다 생물들의 화려한 자태. 그리고 눈이 시원해지는 멋진 CG들이 영화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연신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바닷속 황홀한 영상미는 꼭 IMAX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보아야 제맛일 것 같다는 후회가 밀려온다.
그러나 1편과 비슷한 설정으로 흘러가는 인간과 나비족 간의 전투 스토리에 제이크 주니어들의 활약이 좀 더 돋보였다는 차별점만 있을 뿐 이야기의 흐름의 대전제가 이미 뻔히 보이는 상황이라 뛰어난 영상미에 반해 다소 평면적인 스토리라인은 조금 아쉬웠다.
1편은 하늘, 2편은 바다를 배경으로 한 만큼 2년 후에 공개될 아바타 3은 어떤 이야기와 얼마나 빛나는 기술력으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지 벌써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