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매콤불닭순한맛 Jan 26. 2023

[겨울/우정여행] 제주도 여행 2일차_제주 동백꽃

동백포레스트, 이중섭거리, 항해진미, 산방산 원앤온리

여행 1일 차 포스팅의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분명 이번 여행의 주제는 '힐링', '쉬는 것'이었다.

문제는 우리가 가만히 있는 것으로 힐링이 되는 사람들이 아니란 게 문제.

어쩔 수 없나 보다.

보고 싶은 곳은 다 쏘다니고, 하고 싶은 건 다 해야 하며, 사고 싶은 것은 못 사더라도 구경이라도 해야만 직성이 풀리고 그제야 오늘을 보람차게 보냈다는 성취감에 짜릿함을 느끼는 여자들이라 사실 어젯밤에 치맥을 하면서 장장 두 시간에 걸쳐 여행 둘째 날의 코스를 짰다.  

그렇지만 제주의 변덕스러운 날씨 상황을 예견할 수가 없어서 나름 여러 변수를 고려해 탄력적인 시간을 만들어 놓았는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 웬걸? 우리를 감싸는 선샤인에 갑자기 마음이 두근두근 바빠진다.


"해 떴을 때 빨리 돌아다녀야 해!"


그렇게 시작된 둘째 날의 제주여행

어제의 스누피가든이 조민의 원픽이었다면, 오늘의 동백포레스트는 나의 원픽이었다.

지금까지 겨울 제주도를 한 두 번 온 게 아니었는데 그때마다 동백꽃은 늘 놓쳤다. 보러 갈 기회도 없었고 굳이 보러 갈 생각도 못했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꼭 설원에 붉게 핀 탐스러운 동백꽃이 꼭 보고 싶었다.



1. 동백포레스트


매일 09:00 - 17:30 (휴무일 없음)
동백 개화기간: 11월 중순 ~ 2월 초
주차, 무선인터넷, 반려동물 동반 가능


사실 카멜리아 힐이 더 유명하고 규모가 클 것 같아 그곳으로 가볼까도 생각했지만 일단 오늘의 날씨가 변수라서 최대한 동선이 가깝고 규모가 크지 않아 사람이 몰리지 않을 것 같은 이곳으로 정했다. 그렇지만 최근 블로그 리뷰들을 검색해 보니 여기도 오픈런하고도 대기시간이 30분 넘는다는 글을 보아서 최대한 서둘러 9시 15분쯤 도착했는데 와서 보니 한산했다.

날씨가 좋아도 언제 또 꾸물꾸물 흐려지다가 눈비바람이 몰아닥칠지 모르고, 바람은 계속 엄청나게 불어대기 때문에 날씨를 살살 달래 가며 '우리 여기에 있을 때만이라도 제발 날씨야 좋아다오!' 마음속으로 주문을 걸며 동백포레스트로 입장했다.

입구부터 보이는 핑크빛 동백꽃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온통 핑크빛 향연

소담한 귤나무의 오렌지 색감과 동백꽃의 핑크가 화사하게 어우러진다

그리고 바닥에 깔린 핑크빛 동백꽃잎도 정말 근사하다.

역시 색깔은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도 변화시키는구나.

나는 이곳에서 생동감 넘치는 다채로운 자연의 색깔로 힐링을 얻었다.

곳곳에 이렇게나 예쁜 포토존도 잘 마련이 되어있다.

생각보다 미로처럼 되어있는 부지에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어서 가족단위로 부모님 모시고 오거나 아이들 데리고 오기에도 안성맞춤.

동백포레스트에 가면 카페가 하나 있는데 그 안에 있는 이 통창과 나무 의자가 핫플레이스다

이곳에서 찍은 사진들이 SNS에서 동백꽃 사진 성지로 유명하다.

굳이 카페에서 음료를 시키지 않아도 사진은 찍을 수 있으니 도전해 보시길!

구석구석 포토존에서 친구와 사진을 몇백 장을 찍었는지 모른다. 온통 사진첩이 분홍색으로 물들고 나서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한 시간 반이나 흘러 있었다. 우리가 그곳을 나올 때쯤엔 주차장으로 계속 차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 역시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잡는 것일까? 아침 일찍 서두른 게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둘 다 에너지 풀 충전 하고 기분 좋게 다음 코스로 출발



2.서귀포 매일올레시장


매일 하절기, 연중무휴 07:00 - 21:00 / 동절기, 연중무휴 07:00 - 20:00
공영주차장에 주차 가능


서귀포에 왔으니 시장쯤은 한번 정도 들려봐 줘야지.

혹시 돌아다니다 맛있는 게 있으면 들어가서 아점으로 먹을까? 도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엄청나게 큰 편은 아니었어서 그냥 구경만 했다.   


설 대목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긴 했지만

아침 일찍이라 그런가? 사람들이 별로 없고 한산했다.

귤향과즐을 꼭 설에 가족들에게 나눠주고 싶어서 사려고 둘러보았는데 종류가 너무 많았다.

내가 먹어본 것은 <신효 귤향과즐>

결론적으로 이것저것 많이 사봤는데 저게 내 입맛엔 가장 맞았다.


3.이중섭거리&거주지



살짝쿵 시장만 보고 가긴 아쉬워서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어제 미리 살펴보았는데 시간도 남고 해서 들려보기로 했다. 그곳은 바로 '이중섭거리&이중섭미술관'이 있는 곳

서귀포 올레 시장 바로 맞은편에 있어서 주차해 놓고 슬슬 걸어가기 딱 좋았다.


이중섭거리 쪽으로 가는 곳부터 벌써 이런 벽화들이 시작된다.

심지어 이중섭 미술관과 이중섭 거주지가 있는 길은 '이중섭로'

곳곳에 이중섭 화가의 독특한 시그니처와도 같은 행복하고 다정한 가족들의 단순한 얼굴이 마음을 편안하고 따스하게 만든다. 그가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아내와 자식들의 얼굴일까?

아쉽게도 이 날은 월요일 휴관이라 이중섭 미술관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전시를 꼭 보고 싶다.


월요일 정기휴무
화~일 09:30 - 17:30
매주 월요일, 설날, 추석 휴관
이중섭미술과 사이트 바로가기(클릭)



불운한 시대의 천재화가, 미친듯한 필치로 역동적인 모습을 화폭에 담으면서 화풍만큼이나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이중섭.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그의 41년 생애만 보더라도 불우한 예술가의 생애를 살다 갔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그의 작품 대부분이 빈곤했던 그의 생애가 마감된 이후에야 비로소 가치를 인정받고 명작의 대열에 올라서는 것을 보면 이런 것 또한 아이러니한 예술의 본질이 아닌가 한다. 화가 이중섭은 1916년 평안남도 평원군 조운면 송천리에서 태어났다. 지주의 아들로서 어렸을 적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으며 청년기에는 일본 동경에서 유학하기도 하면서 그의 기질을 펼쳐나갔다. 하지만 6.25 전쟁은 그에게 고난과 빈곤의 삶의 시작이었다. 1951년 동란기에 이중섭은 삶과 예술의 자유를 찾아 남하, 제주 서귀포로 향한다. "서귀포가 더 좋소, 서귀포 칠십리에 물새가 운다는 노래도 있지 않소. 임자는 그리 가오"라는 낭만적인 권유가 그를 자극했다고 하지만, 그것도 잠깐, 제주도에서 1년이 채 못되어 부산으로 돌아와 겪게 되는 가족과의 이별. 이후로 그는 더욱더 파란만장하고 곤궁했던 삶을 살다가 급기야는 정신이상 증세와 영양실조, 마침내 1956년 불우한 삶을 마감하고 영면에 들어갔다.

그의 생애를 보면 한마디로 파란과 불운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그의 많은 작품에서 나타나는 힘과 역동적인 움직임은 이러한 역경과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는 그 자신의 내면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한편, 파란 게와 아이들, 서귀포의 환상 섶섬이 보이는 풍경 등의 작품은 그가 제주 서귀포에 머무를 때 남긴 것으로 서귀포의 아름다운 풍경과 넉넉한 인심 등을 소재로 한 목가적인 작품들이다. 사실 제주에 도착해 여러 날을 걸어서 도착한 서귀포에서조차도 생계가 어렵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불행했던 가족사 중 이곳에서의 1년은 행복했던 한 때가 아니었나 싶다. 특히 <파란 게와 아이들>은 그의 두 아들과 숱하게 잡아먹었던 게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그렸다는 점이 재미있다. 이후 제주도를 떠난 후의 작품에서도 그 절을 그린 그림이 많은 것을 보면, 짧은 기간 그의 서귀포 체류는 대향 이중섭의 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이중섭 거주지 (대한민국 구석구석, 한국관광공사)



4. 항해진미


오전까지 벌써 세 코스를 다녀서 그런지 허기가 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오늘의 점심도 꼭 우리가 먹고 싶은 그 자리에서 바다를 보며 여유를 부리고 싶었기에 최대한 오픈 시간에 맞춰 왔다. 오늘의 여행은 철저하게 욕망 그 자체. 욕심쟁이 여자들의 부지런한 여행코스

그 점심으로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항해진미'에서 런치를 먹기로 했다.



월~일 12:00 - 21:00 (15:00-17:00 브레이크타임)
           20:00 라스트오더
매주 수요일 정기휴무

중문 관광단지 안에만 들어와도 벌써 이국적인 풍광이 눈에 확 들어오면서 여행을 왔구나. 실감하게 된다.

롯데와 신라 호텔을 끼고 있어서 그런지 훨씬 정돈된 리조트 느낌이 들고 항해진미 바로 옆에는 여름에 꼭 가보고 싶었던 <더클리프>도 있었다. 다음에 꼭 가봐야지!


우리가 항해진미를 고른 이유!

바로 이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먹는 해물라면과 초밥 런치세트 때문!

12시에 시작이라 시간 맞춰 왔더니 우리가 두 번째 손님이었고, 한참 먹고 있을 때는 바닷가를 바라보는 창가 뷰에 네 테이블이나 차 있었다.

홀이 굉장히 넓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으며, 대규모 손님이나 가족상을 위한 룸도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바다 뷰를 바라보며 먹는 해물문어라면이 참 맛있었다.

면발은 흡사 짬뽕 같았다. 칼칼한 라면국물이 오히려 옆에 있던 초밥과 가락국수를 이길 정도.

거의 흡입하다시피 먹었다.


감탄을 연발하며 탁 트인 바다 뷰에서 나란히 앉아 오손도손 먹다 보니 불현듯 짝꿍과 가족들이 떠올랐다.

부모님 모시고 오면 좋아할 것 같은데?

짝꿍도 좋아할 것 같은데?

좋은 것을 보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 떠오르는 나의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진다.



5. 뜻밖의 발견


사실 제주도 오기 전부터 면세점 이외에 '뭔가 재밌는 거 하나씩은 사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조민이 제주 빈티지샵 중 우리가 좋아할 만한 퀄리티의 곳들 몇 군데를 알아왔다.

그중 가장 가보고 싶다고 했던 '뜻밖의 발견'을 오늘 여유 있는 오후 시간에 가보기로 하고 출발.

생각보다 금방 도착했는데 문이 잠겨있어서 조금 당황.

샵 주인분께 디엠을 보내놓고 조금 기다리자 바로 오픈이 되었다.

안에 들어가 보니 이렇게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내부가 너무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또 이성의 끈을 놓고 구경하고 사진 찍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누군가는 예쁜 쓰레기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예쁜 걸 어떡해

짝꿍이 왔다면 내 손을 묶어놓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을 것이다.

저 찬장에 걸려있는 병정이 그려져 있는 자수 양말주머니가 너무 갖고 싶었지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것 같아 그냥 구경만 했다.

그릇에 꽂혀 있는 조민은 마음에 드는 찻잔을 하나 겟 하고 나는 스프레더를 가지고 싶었지만 그래도 잘 참아냈다.

다음에 또 만나~



6. 산방산 원앤온리


매일 09:00-20:00 / 19:30 라스트오더


동선이 또 묘하게 좀 꼬이긴 했지만 뭐 어때. 차 타고 다닐 건데~

산방산은 이번 여행 코스에서 꼭 넣고 싶은 곳이긴 했지만 이 카페에 들르게 될 줄은 몰랐다.

이곳은 조민 제부가 추천해서 온 곳인데 역시 핫플이라 그런지 사람이 너무 많았다.

대기를 하다가 역시나 매의 눈으로 좋은 창가 자리를 찾아내서 금방 운 좋게 앉을 수 있었다.

바깥으로 보이는 바다와 뒤에 있는 산방산까지 정말 기가 막힌 카페 위치 선정에 놀랐고, 엄청나게 비싼 음료 값에 두 번 놀랐다.

이 정도 금액을 주고 먹을 음료는 아닌 것 같은데...  이번 한 번 온 것으로 만족.  

그렇지만 풍경은 정말 너무 멋지다.

산방산은 가을 빼고 봄, 여름, 겨울 다 본 것 같은데 의외로 스산한 겨울의 분위기도 정말 멋진 것 같다.

스산한 겨울 날씨와 바위산 그리고 야자나무가 묘하게 언발란스한데 그 기묘함에 자꾸 보고 싶어 진다.


7. 다다익고


산방산이 너무 추웠어서 다시 호텔에 들어와 좀 쉬었다가 재정비를 한 후 저녁을 먹기로 했다.

딱히 오늘 저녁은 무엇을 먹기로 정해 놓지 않았는데 오늘도 조민과 통했나?

고기가 먹고 싶었다.

해가 떨어져 버린 마당에 저 멀리까지 가고 싶진 않았고

더본호텔에서 준 쿠폰팩을 이용해 보기로 한다.


매일 11:30 - 22:00
       15:30 - 17:00 브레이크타임
       14:30, 21:00 라스트오더

다다익고 정육점식당은 백종원 님 정육점식당으로 제주에만 3곳이 있다고 한다.

어쩐지 다다익고라는 이름을 인천에서는 본 적이 없었는데 제주도에만 있다고 하니 꼭 한번 들려봐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5시부터 저녁 장사 시작이고 더본호텔에서 도보로 거의 1분 거리에 있어서 시간 맞춰 가면 되겠지 싶었는데 도착해 보니 이게 웬걸?? 자리가 꽉 차있다.

이미 5시 이전에 웨이팅 걸어놓고 기다리던 사람들이 5시에 다 들어가서 그분들 중 나오는 팀이 생길 때까지 기다렸다.

오늘 모든 기다림을 비껴왔는데 마지막 호텔 코앞 식당에서 웨이팅이라니... 조금 허탈했지만 꾸역꾸역 밀려드는 우리와 같은 외지 관광객뿐만 아니라 제주에 사는 근처 가족단위 외식 손님들까지 몰려드니 이곳이 검증된 곳이구나 싶어 기대가 되었다.   


순식간에 고기들이 사라진다. 우리 앞에 있던 어떤 팀에서는 저 고기를 다섯 판이라 가져가셨다.

그렇지만 바로 냉동고에서 채워지는 시스템

백종원 아저씨 돈 진짜 많이 벌 것 같다. 소유진 씨가 부럽다. 다 가진 여자.

자 이렇게 우리의 제주 여행을 자축하고 우리의 마지막 30대를 자축하고 열심히 산 2022년의 우리를 칭찬하며 축배를 들었다.

그렇지만 한라산은 나한텐 안 맞는 걸로...

의외로 술 안 먹던 조민이 오늘 달려서 깜짝 놀랐다.

평소 고기 잘 안 구어 본 테가 난다. 고기 장인 짝꿍이 와서 구워주면 좋겠다 ㅠㅠ

그리고 같이 곁들인 김치찌개가 대박이었다.

마지막 입가심 열무국수도 맛있었다.

오늘의 여정도 이렇게 맛있는 음식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욕심 많은 여자들의 부지런한 제주 이틀차 여행도 이렇게 마무리가 된다.

내일은 더본 호텔을 떠나 우리의 새 보금자리로 간다. 내일 펼쳐질 또 다른 제주의 모습이 기대된다. :)

GOOD NIGHT


매거진의 이전글 [겨울/우정여행] 제주도 여행 1일차_쉼표를 찾아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