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종종 자신의 성격을 운명처럼 말한다.
“나는 원래 소심한 사람이야”
“나는 쉽게 상처받는 편이야”
“나는 원래 이렇게밖에 못 살아.”
그 말에는 묘한 체념과 동시에 이상한 안정감이 숨어 있다.
스스로를 규정해버리면, 바꾸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는 말은 고백이라기보다,
삶을 더 이상 뒤집고 싶지 않은 마음의 방패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뇌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신경과학은 ‘신경가소성’이라는 개념으로 우리에게 전혀 다른 이야기를 건넨다.
지금의 당신은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반복된 회로일 뿐이다.
좋은 습관을 반복하면 회로는 새로 깔린다.
나쁜 생각을 멈추면 시들어버린 시냅스는 연결을 끊는다.
우리는 태어날 때 한 번 완성되는 존재가 아니라,
생각하고 선택하는 방식대로 매일 구조가 바뀌는 유기체다.
그렇다면 바뀌지 않는 사람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그저 같은 회로를 너무 오래 사용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성격을 바꾸는 일은 거대한 결심이 아니라,
뇌 속에 새로운 길을 하나 더 내는 조용한 토목공사에 더 가깝다.
나는 이제 예전처럼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가 아니라,
“나는 요즘 이런 회로를 자주 쓰고 있어.” 라고.
그 문장 하나만 바꿔도
우리는 더 이상 운명처럼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매일 조금씩 다시 태어나는 존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