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의 착각과 은혜의 시선

by 야옹이


우리는 무언가를 ‘얻었다’고 느낄 때,
그만큼 세상으로부터 멀어진다.

시험에 합격했을 때,
투자에서 수익을 냈을 때,
혹은 내 능력으로 사람들의 인정을 받았을 때조차
마음 한켠에는 은밀한 착각이 자란다.
“이건 내 힘으로 쟁취한 것이다.”

그 착각은 위험하다.
그 순간부터 우리는 움켜쥐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의 것’을 지켜야 한다는 불안이 생긴다.
성공이 커질수록 마음은 더 좁아진다.
자신이 만든 성벽 안에서 세상을 경계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시선을 한 걸음 뒤로 물리면,
다른 장면이 보인다.

내가 가진 재능, 건강, 기회, 시간, 인맥 등
그 어느 것도 완전히 ‘나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그건 세상으로부터 잠시 맡겨진 선물에 가깝다.

내가 태어나 자라온 사회,
배움의 환경, 나를 지탱해준 사람들,
보이지 않는 수많은 우연과 조건들이
나를 통과해 어떤 결과를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는 스스로의 성취에 대해
조금은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주식시장도 그렇다.
우리는 종종 “내가 벌었다”고 말하지만,
실은 시장이 나에게 벌게 해준 것에 가깝다.
내가 현명해서라기보다
시장의 흐름이 잠시 내 쪽으로 기울었을 뿐이다.

그래서 현명한 투자자는 자만하지 않는다.
그는 안다.
이익은 ‘기술’의 결과가 아니라,
‘시장의 은혜’ 덕분임을.
겸손은 단지 미덕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운의 조건이 된다.

삶도 마찬가지다.
‘쟁취했다’는 생각으로 사는 사람은
세상과 싸우며 살아간다.
하지만 ‘받아들인다’는 생각으로 사는 사람은
세상과 함께 흐른다.

전자는 늘 계산하고 방어하지만,
후자는 자연스럽게 베풀고 나눈다.
그는 알고 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은
잠시 머물다 가는 흐름의 일부라는 것을.

진정한 풍요는 소유의 양이 아니라,
은혜를 인식하는 깊이에서 비롯된다.
세상은 여전히 우리에게 준다.
문제는 우리가 그것을
‘쟁취’로 오해하는 순간,
그 선물의 문이 닫힌다는 사실이다.

“베풀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자신이 받은 것을 자각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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