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시대(28)
제7장: 다극화 시대의 새로운 전쟁
4. 새로운 군사적 동맹과 국제 안보의 변화
21세기 국제 정세에서 다극화의 흐름은 전통적인 동맹 체계의 재편과 새로운 군사적 협력체의 형성을 촉진하고 있다. 냉전 시기 동서 양극 대결 구도가 무너진 이후, 각국은 경제적, 정치적 이익을 보호하며 자국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다자적 및 지역 중심의 새로운 군사적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 중동에서의 세력 균형 변화, 러시아의 전략적 전환 등 다양한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국제 안보의 지형을 재편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군사적, 경제적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화하며 동맹 관계를 재편하고 있다. 이 전략의 핵심은 일본, 호주, 인도와의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로운 항행을 지지하며, 이를 통해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특히, **쿼드(Quad)**로 알려진 이 협력체는 군사적 연합 훈련과 정보 공유를 통해 지역 안보의 구도를 새롭게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협력은 전통적인 **나토(NATO)**와는 다른 양상으로 발전하며, 동아시아와 남아시아에서의 군사적 균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또한 AUKUS(Australia, United Kingdom, United States) 협약을 통해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제공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단순한 군사적 동맹을 넘어 기술 협력과 방산 협력으로까지 확장되며, 중국의 해양 영향력 확대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도 기존의 갈등 구도가 변화하며 새로운 군사적 동맹 체계가 등장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이란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2020년 미국 중재로 체결된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을 통해 더욱 공식화되었으며, 이는 중동 내 전통적인 아랍-이스라엘 대립 구도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협력은 군사적 연합뿐만 아니라 경제적, 기술적 협력으로도 확장되며, 중동의 안보와 경제적 안정성을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간의 관계 정상화 가능성도 제기되며, 이는 미국의 중동 정책 변화와 맞물려 새로운 안보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란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응하여 시리아와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같은 친이란 세력과의 연대를 강화하며,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이란의 심상치 않은 조짐은 굉장히 급한 속도로 변화하며 2024년의 전쟁 기운을 계속 올려 나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에 대응해 중국과의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상하이 협력기구(SCO)**를 통해 양국은 안보 협력을 증진하며, 최근에는 합동 군사 훈련을 통해 협력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러시아가 서방 국가와의 갈등에서 벗어나 아시아 지역에서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NATO에 대한 반감을 공유하고 있으며,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를 견제하려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협력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의 신뢰 부족과 상호 이해의 한계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에서의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에 우려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 간의 잠재적 갈등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러시아-중국 협력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동맹 관계로 이어지기에는 도전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NATO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냉전 종식 이후 유럽에서 NATO의 역할은 점차 축소되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NATO의 중요성을 다시 부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NATO 가입은 유럽에서의 안보 지형을 변화시켰고,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였다. 이는 유럽 국가들이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 자주적으로 안보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NATO 내부에서도 새로운 균형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NATO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일본, 호주와 같은 국가들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NATO가 전통적인 유럽 중심의 군사 동맹을 넘어 글로벌 안보 문제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군사적 동맹의 양상은 과거의 이념적 대립에서 벗어나, 경제적, 전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국제 안보 환경을 재편하며, 각국의 군사적, 외교적 전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극화 시대의 전쟁 양상은 과거의 전통적인 군사 충돌을 넘어 사이버 안보, 경제적 제재, 정보전과 같은 비전통적인 갈등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경쟁과 사이버 공격은 현대 전쟁의 새로운 양상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 사회는 변화된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다자적 협력 체제를 강화해야 하며, 각국의 이익을 조정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제 규범과 질서 구축이 필요하다. 다극화 시대의 복잡한 군사적 동맹 관계는 안정성과 갈등 가능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으며, 향후 국제 사회가 해결해야 할 주요 도전 과제로 남을 것이다.
다극화된 국제 질서에서의 군사적 협력은 더 이상 단순한 이념적 대립을 넘어 경제, 기술, 지역적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각국의 외교적 전략을 재정립하게 하고, 국제 안보에 새로운 도전을 제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