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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4차 산업혁명사

비난자에서 추종자로

by 이문웅

나는 원래 눈에 보이는 것과 노동의 신성함을 믿고 살지만 게으른 이상주의자였고 룸펜이었다. 나의 청춘은 온통 민주화와 자기 영역 방어를 일삼던 의식의 정글시대였다. 원래 철저한 반공주의자였고 회장님이 되고자 했던 푸른 청년의 꿈은 모순집착형, 분노발산형으로 변한 채 이십대를 고스란히 날리며 운좋게 들어간 안정적 직장도 스스로 그만두는 참 철없는 사람이다. 현재형을 쓰는 것은 아직도 그렇다.


그러던 어느 날, 나에게 전화가 한 통왔고 나의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던 한 선배의 전화였다. 그 선배가 어쩌구 저쩌구 한 내용은 다름 아닌 암호화폐 얘기였다. 지금이야 암호화폐라고 하지만 그 때는 코인이라는 표현으로 말을 했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게 약속을 잡고 나간 자리는 약 10여년 만에 만난 또다른 선배가 주최하는 암호화폐 설명회 자리였다. 설명회라고 하기엔 조금 초라한 5명이 앉아서 강의를 듣는 자리였다.


나는 그 때까지 비트코인만 알고 있었고 그 것은 가상화폐 즉, 실제가 아닌 가짜로 만들어서 사기치는 것, 이런 종류의 가장 하등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부정적 시각으로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던 시절이었다.


나의 업무적 전문 직종은 기획과 전략이었기에 사실상 문송으로서 암호화폐를 이해한다는 것은 좀 어려운 일이었기에 그 부정정 인식은 마치 어두운 방안에 갇힌 포로처럼 묶여 있었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암호화폐의 본질과 넓은 세상을 보았다. 채굴이 있으면 비채굴이 있었고 그런 암호화 기술은 이미 50년대부터 발전해온 크립톨로지(cryptolgogy)라는 암호학에서 출발한 것이고 컴퓨터라는 세상을 노트북 모니터 크기라고 한다면 암호학의 영역은 그 중 한 쪽 귀퉁이 약간에 불과한 것이라고하는 얘기를 들으며 점점 나는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다.


그날 이후 나는 선배가 준 블록체인이란 무엇인가? 비채굴 코인의 발행, 골드 백업코인이란? 워렌버핏의 원리, UTXO, TPS, 비잔틴 장애, 네트워크, 알고리즘 등에 대한 공부를 하며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더욱 나를 매료시킨 것은 탈중앙화라는 단어였다. 중앙화로부터 탈피한다는 아주 흥미롭고 매혹적인 단어는 나를 그 세상에 머물게하는 충분한 이유였다.

그 당시 나는 다시 새로운 일을 찾고 있었고 나는 나의 끓어오르는 열정을 다해 취업 제의를 했다.


선배는 내게 일자리를 허락했고 나는 블록체인 세계의 문을 열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식탁으로 걸어들어갔다.


채굴코인은 문제를 풀고 댓가를 얻는 것이라는 개념에 단순한 수학 또는 과학 문제일것이라고 생각하던 미숙아적 발상은 공부를 통해 점점 프로그램화된 컴퓨팅이라는 것을 알게되었고 그것이 바로 채굴 사업이라는 것도 쉽게 알게되었다. 그당시만 하더라도 아직 채굴 사업이 끝물을 타고 있었고 우후죽순처럼 진짜 금광처럼 사업이 늘어가고 있었고 주식 상장 시장에까지 진출하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차츰 전반적인 암호화폐, 크립토,를 안아갈 때 즈음에 나는 우리 회사 코인의 기본적 구조를 깨닫게 되었다. 비채굴 코인과 골드 백업, 플라이 세이프와 디파이, 워렌 버핏의 원리였다.


이제부터 나의 4차산업 혁명사를 하나씩 펼쳐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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