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캡슐(3)

by 이문웅

#3. 산장에서 꾼 꿈

황우혁 박사는 연구와 자금 문제로 지친 마음을 안고 지리산으로 향했다. 이곳은 그가 대학 시절부터 여러 번 찾아온 곳으로, 고요함 속에서 내면의 평화를 찾곤 했다. 깊은 고민과 실패가 쌓여갈수록 그는 이 산의 품에서 위안을 얻었다. 이번에도 그가 선택한 장소는 천왕봉이었다. 이곳에서의 짧은 시간은 그에게 늘 새로운 영감을 주었고,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하게 감싸주는 공간이었다.


가을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지리산은 단풍으로 물들어 있었고, 황 박사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오르막길을 천천히 걸었다. 그가 천왕봉 정상에 도착했을 때, 하늘은 이미 어둠에 잠겨 있었다. 산장은 작은 나무집으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황 박사는 짐을 풀고, 기분 전환을 위해 바깥으로 나가 별빛을 바라보았다. 그날 밤, 하늘은 수많은 별들로 가득 차 있었고, 그 빛은 마치 우주가 그의 고민을 감싸주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고요한 외부와는 달리 그의 마음속은 여전히 무겁기만 했다.


"이제 정말 끝인가…, " 그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연구와 삶의 벽에 부딪힌 그는 한숨을 쉬며, 별빛을 감상하는 대신 마음속 깊은 회의감과 불안감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맥주를 한 캔 마신 후, 피로가 쌓인 그는 침낭에 몸을 던졌다. 내일 아침 일찍 하산할 계획이었다.


잠이 들기 전, 그의 마음속에는 모든 것이 무의미해 보였다. 그러나 그는 곧 꿈속에서 경이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꿈속에서 황 박사는 찬란한 빛 속에 서 있었다. 그 빛은 그의 몸을 감싸고도 남았고, 주변은 마치 우주와 같은 신비로운 공간으로 변했다. 그는 무중력 상태에서 자유롭게 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주변의 모든 것이 허공에 떠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갑자기 황 박사의 눈앞에 은빛 피부를 가진 존재가 나타났다. 그 존재는 마치 인간처럼 보였으나, 그 몸에서 나오는 빛은 너무나도 비현실적이었다. 그 존재는 황 박사를 바라보며 조용히 다가왔다. 대화는 없었지만, 그의 마음속에 곧바로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그 존재의 의도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인간의 생명과 에너지를 다루는 비밀을 알고 싶으냐?"라는 질문이 그의 뇌리에 스쳤다. 이어서 황 박사는 그 존재에게서 고대의 지식, 즉 인간의 신체를 치유하고 세포를 복원하는 방법에 대한 영상을 받았다. 그것은 양자 물리학과 생체 에너지를 결합한 혁신적인 기술이었다. 그는 그 지식이 단순히 병을 치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류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내용이 복잡하고 심오한 탓에 그는 모든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존재는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이 기술을 사용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너에게 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너의 선택이다." 그 존재는 마지막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남기고 사라졌다. 황 박사는 다시 강렬한 빛에 휩싸이며 꿈에서 깨어났다. 그는 새벽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벌떡 일어나 숨을 헐떡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산장은 여전히 조용하고 고요했지만, 그의 마음은 더 이상 무겁지 않았다. 꿈속에서의 경험이 너무나 생생해, 그는 이제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아침 햇살이 비추는 산장 밖으로 나가 한 발 한 발 하산할 준비를 하며 다짐했다. "이제는 다시 시작해야 해." 꿈에서 배운 지식과 메시지를 마음에 새기며, 황 박사는 새로운 연구를 향한 열망으로 가슴이 뛰었다. 지리산의 품에서 다시 태어난 듯한 기분으로, 그는 다시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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