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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제주

by 이문웅

바람의 섬 끝자락
푸른 바다를 안고 선 땅,
한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동백은 붉은 심장을 드러낸다.

바람결에 흔들리면서도
꿋꿋이 견디는 꽃잎들,
추위조차 어루만지는 제주에서
동백은 한숨처럼 피어난다.

<제주에 핀 동백>


한라의 품을 닮은 초록 가지엔
눈물처럼 맺힌 이슬방울,
마른바람이 지나간 자리마다
꽃들은 땅으로 툭툭 잠든다.

붉게 핀 그 자리는
아픔을 안고 사랑도 품은 채,
새 봄으로 가는 시간의 길을 잇고
허공에 남은 동백 잔상에
제주는 여전히 깊은 겨울이다.

<제주 동백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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