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하루

프롤로그

by 이문웅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
밤늦도록 책상에 앉아 이것저것을 하다가
슬며시 피곤이 눈꺼풀을 누르고,
드디어 눈을 감는다.


우리가 사는 하루는 눈을 뜨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다시 눈을 감으면서 끝난다.

그러나 눈을 감았다고 해서
시간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나는 자고 있지만, 나의 유한한 시간은 그 순간에도 흘러간다.

그렇게 하루가 간다.
말없이, 무심히, 그러나 절대로 멈추지 않고.


아침은 다정한 척 하면서 찾아오지만,
때로는 너무 빠르고, 때로는 너무 낯설다.
어제의 고민이 오늘로 이어지고,
오늘의 실수가 내일을 무겁게 만든다.


우리는 하루를 산다.
그러나 그 하루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어떤 하루는 평범했고, 어떤 하루는 돌이킬 수 없었다.
어떤 하루는 견딜 수 없었고,
어떤 하루는 너무 짧아, 겨우 사랑을 시작했을 뿐인데 끝나버렸다.


나는 문득 생각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짧고 불확실한 하루를 살면서도,
그 안에 사랑을 담고, 화해를 꿈꾸고, 신을 부르고,
때로는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한 채 견뎌내는가.


우주에서 보면 하루는 한낱 찰나일 뿐이다.
우리는 창백한 점 위의 먼지 같은 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그 하루 속에서 우리는 울고, 웃고, 기대고, 버틴다.
그렇다면 하루는, 먼지가 아닌 마음의 단위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사는 하루』는
그 하루들에 대한 기록이다.
태풍 같은 감정이 스쳐간 아침,
말하지 못한 사랑이 묻힌 저녁,
그리고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고요한 밤까지.


이 책은 우주와 나 사이,
그리고 마음과 하루 사이에 놓인 이야기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가
결코 작거나 가벼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 하루 안에 우주보다 더 복잡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 나는 이 글을 쓴다.

지금 이 순간, 당신도 하루를 살고 있다.
그 하루가 어떤 색인지, 어떤 무게인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그 하루를 살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당신은 우주에서 가장 정확한 진실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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