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21일 챌린지 19일차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

by 복기령 I can do it

결혼 후 일년만에 아이를 낳게 되었다.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다.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나의 보물같은 딸이었다. 엄마, 아빠의 잘생긴 부분만 닮아 태어난 딸아이를 주위 사람들은 '사람인형'이라 불러 주었다. 난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불렀다. 잠을 설치는 날에도 힘든 줄 몰랐다.

아이와 온종일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했다. 주말이 되면 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시댁에 가야 했다. 결혼 후 한 주도 빼먹지 않고 가는 것이 주말 일상이었다. 어느 주말이었다. 그날따라 너무 피곤해 남편에게 말했다. 이번 한 주만 쉬면 안되느냐고.

남편은 내 말을 듣지 않고 아이를 안고 집을 나섰다. 나와보니 우리차가 없었다. 형이 잠시 빌려갔다고 했다. 나한테 한 마디 의논도 없이 빌려준 것이 서운했다. 할 수 없이 택시를 탔다. 나도따라 뒷좌석에 앉았다. 중간쯤 갔을때 사고가 났다. 마주오던 차와 정면충돌을 하고 말았다. 상대방 차가 대낮에 음주운전을 한 것이었다. 나는 앞 유리를 뚫고 튕겨져 나갔다. 남편은 머리를 다쳐 정신을 잃었다. 사고가 난 순간 나는 온통 아이와 남편 걱정뿐이었다. 일어서려 했으나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척추를 크게 다친 상태였다. 남편은 다행히 깨어났다. 하지만 간절히 무사하기만을 바라던 아이는 그날 소리없이 우리곁을 떠나고 말았다. 하늘이 무너지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이 찾아왔다. 딸아이는 이제 겨우 5개월이 지난 상태였다.

나는 두 달 가량 병원에 누워 있어야 했다. 친정 둘째 언니가 대소변을 받아주었다. 남편은 머리 외상 부분 몇 바늘만 꿰맨 후 곧바로 퇴원했다.

남편은 병실에 누워있는 내게로 와 매일 손을 잡고 함께 울었다. 나는 소리를 지르고 꺽꺽대며 우는 날이 많았다. 내게 왜 이런일이 일어났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그 후 세상에 대한 '원망'과' 용서'라는 단어는 오랫동안 나를 힘들게 했다.


​어떤것도 영원하지 않았다. 또다시 찾아온 연년생 아이를 키우며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어둠의 긴 터널을 지나 와보니 밝은 햇살이 보인다.

시간은 모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마법같은 것이었다. 그 시간을 이겨내면 된다. 믿음과 사랑으로 함께 했기에 어려운 시간도 잘 버텨온 것 같다.

위 이야기는 나의 첫 공저책<<여기까지 참 잘 왔다>>에 담긴 이야기다. 이 책을 쓸 때 참 많이 힘들었다. 마음속에 있는 글을 쓰려니 눈물만 났다.

눈물을 훔친 휴지가 거실 한가득인 경우도 있었다. 3일을 앓아 누운 적도 있었다. 하지만 펜을 놓고 잡기를 반복하면서 퇴고를 하고 또 퇴고를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단단해지는 것 같았다.그 후 글쓰기 삶은 나에게 위로를 주고 조금씩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치유제가 되었다.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글쓰기 작가의 꿈을 갖게 되었다. 카르페 디엠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나만의 가슴뛰는 삶을 살아보자 다짐했다.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보았다. 피아노와 첼로 배우기, 사진 작가되기, 글쓰는 작가되기, 그리고 태어난 김에 세계여행하기 등을 써 보았다.

지금 나는 버킷리스트를 실천하며 살고 있다. 피아노와 첼로를 배우고, 사진 출사를 다니고 있다. 글쓰기 챌린지를 통해 전자책도 꾸준히 출간하고 있다. 올해 9월, <<떠나고 싶은 순간들>> 두 번째 공저책이 출간되기도 했다.

나는 앞으로 카메라와 함께한 순간들로 나만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출사 여행지에서 만난 크고 작은 순간들, 그리고 그 순간들이 우리에게 깨달음과 마음을 다독이는 이야기였으면 한다.

나만의 여행 이야기를 통해 독자 여러분에게 마음 속 문을 열고, 진정한 자신과 만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누군가 내 이야기가 울림이 되어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브런치 글을 쓰고 싶은 이유는 일상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고, 서로의 마음과 이야기를 조심스레 건네는 따뜻한 분위기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 안에서 나의 속도로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나는 거창한 성공담 대신, 작고 소소한 이야기로 위로와 울림을 주는 그리고 치유가 되는 글을 쓰고 싶다.

엄마 손을 잡고 병원 복도를 걸어나올 때 많은 사람들이 의사를 만나기위해 의자에 앉아 있었다. 한 환자분이 우리에게 말을 건다. 엄마와 같은 병명으로 수술받은지 한달이 다돼간다고 말을 걸어왔다. 그 분은 상처가 거의 아물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엄마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었다. 그 말에 엄마는 용기를 얻는다. 이 작은 한마디가 얼마나 큰 위로와 마음의 변화를 주는지 잘 알기에 고맙게 느껴졌다. 그 고마운 순간들을 놓치고 싶지 않다. 누군가가 건넨 말 한마디로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조용히 매만져주는 글, 작은 용기를 건네는 글을 담고 싶다. 이런 작은 순간들 속에서 사람은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믿는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그런 글을 꾸준히 쓸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공간이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의 집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조용한 문장도 누군가의 하루를 비추는 불빛이 될 수 있다.

나는 앞으로도 평범한 하루에 피어난 작은 떨림을 기록할 것이다. 가족, 여행, 하루의 떨림에서 얻은 감정들을 진심으로 쓰고자 한다.

크지 않지만, 오래 남는 문장, 누군가에게 조용한 불빛이 되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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