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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eeze lee Sep 07. 2024

한밤의 상념


고등학교 때 미스였던


독어선생님


어느 날


수업시간 


독일어 수업대신


반 넋이 나간 모습으로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한동안 시장을 헤매고 


다니셨단다



모든 삶의 의욕을


잃어 살아있는 활기를


느끼고 싶어 몇 날며칠을


시장으로 무작정 가셨단다



17살 우리들 앞에서 


넋두리처럼 말씀하시더니



내가 삼십 대쯤


영화관 간 어느 날


불 꺼진 실내 


언뜻 보이는 낯익은 얼굴



자기 키 만한 딸과 


영화 보러 오셨더라



그때 곱던 얼굴은 


중년의 품위가 느껴지고


불안했던 눈빛은 


안정을 찾아있었다



왜 그 모습에 


내가 그리 


평온하고 흐뭇하던지



엄마가 없는 세상은


어떤 느낌일까?


나도 그런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


잠 못 드는 밤 


이리 뒤척 저리 뒤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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